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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05. 2021

대를 내려가면 부는 상당부분 희석된다

주말에 기업인의 부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대기업 정도의 부가 아니라면 결국 세대를 내려가며 희석되서 4-5대를 내려가면 별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정도의 부는 부가 아니라 이미 권력이기 때문에 해당 권력을 내려놓지 않는 한 상속세를 50% 내고 부가 나누어져도 다시 부를 회복할 수 있다. 


신세계나 롯데가 가진 유통망은 가공할 정도이다. 신세계나 롯데는 아마 대를 이어 내려가도 이 유통망 헤게모니를 쉽게 놓치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어쩌면 국가가 신세계나 롯데 일가에 이런 유통망을 경영하라는 권리를 불하해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나친 해석인가?) 신세계나 롯데의 매출액, 영업이익은 정말 대단하다. 조그마한 한국에 무슨 유통할 것이 그리 많은지. 이 정도 되면 권력이라고 해석하는게 맞을 것 같다. 상속세 50%를 내도 이마트 별내점 주차장 부지 하나 팔면 9000억이 생기고 또 금새 회복할 수 있다. 신세계가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 중에 현재 가치로 평가해서 회계에 반영한 부지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 별로 없지 않을까. 또  그게 의미가 있을까. 신세계나 롯데 정도 되면 신도시가 하나 건설될 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하나 같이 끼고 들어가는 식으로 도시 건설에 참여한다. 그들이 갖고 있던 부지는 그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오른다. 그래서 회계장부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국가와 함께 도시를 건설하는 자들에게 회계장부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 정도 부 (사실은 권력화된 부)에 이르면 사실 세대를 내려가도 그 부가 희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사회에서 어떤 role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권력화된 부라 부르자. 오너 일가가 지분을 계속 소유한다면 마치 유럽의 발렌시아 가문처럼, 혹은 미국의 듀폰가문이나 록펠러 가문처럼, 끝나지 않는 부를 일가가 공유하는 형태로 계속될 수 있다. 물론 이 부도 구성원이 여러 명이라면 개인 입장에서는 희석되지만 말이다. 


필자는 이렇게 권력화된 부가 아니면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그 부는 결국 희석되고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아마 1000억원대 부자들은 4-5대가 지날 때쯤이면 자손 몇 명이 사업을 말아먹고, 몇 명이 다른 방법들로 탕진하여 그 부가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권력화된 부가 아니기에 지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또 한국의 경우에 30억원이 넘으면 50%의 상속세를 내게 되는데 이런 상속세를 고려하면 부가 유지될 수 있는 포션은 더 적어진다. 결국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한 어떤 영속하는 부를 한 개체나 한 가문이 계속해서 소유하는 것은 구조상 극히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해당 국가에서 500명 안에 들어가는 극히 일부의 가문이나 개체를 제외하면 말이다. 


블로그 글: 대를 내려가면 부는 상당부분 희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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