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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May 11. 2022

환경이 변하면 정답도 변한다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필자는 주로 투자 이야기를 하면서 위의 이야기를 하는데 ‘환경이 변하면 정답도 변한다’는 것이다.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정답은 바뀌는데, 자산별로 그 주기가 다르다. 지금은 낡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을지로 골목이 강남이 없던 1960년대에는 최고의 상권이었다는 사실을 지금 그 곳에 가서 상상하기는 어렵다. 부동산의 자산가치는 느리게 거대한 시류를 따라 천천히 변하며, 환경이 변하면서 논이 수십억 가치의 빌딩이 되기도 하고, 최고의 상권이 이류상권으로 변하기도 한다.


환경이 변하면 정답도 변하기에 투자에 어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여러 tool을 모두 알고, 위험과 기대수익의 범위를 추정할 수 있으며, 실제 문제를 풀어가는 실행력과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tool이나 한 가지 방법을 고집하는 것은 끊임없는 환경변화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필자는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생각한다. 반면에 주거용 부동산의 미래는 꽤 괜찮게 생각하는데, 이는 역시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다. 어떤 공간이 가지는 가치는,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에는 ,그 부동산이 점유하는 공간을 거쳐 판매되는 재화나 서비스, 혹은 마케팅 효과의 가치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갈수록 상거래에서 공간이 가지는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노른자위 상가의 가격에 합당한 수익을 뽑아낼 수 있는 업종은 여성의류 및 잡화, 악세서리, 미용, 피부관리, 병의원 (피부, 성형, 도수치료과) 등이고, 그 외의 업종은 힘들다고 본다. 사실 물리적 공간을 거치지 않아도 상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폭증하는 시대에, 인구마저 감소하는 대한민국 상업용 부동산의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철저하게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중심으로 가치평가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감정평가서에 보면 토지와 건물의 가치를 분리해서 주변사례를 조사하거나 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는데, 원론적인 재무적 관점에서 이런것들보다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더 본질적이다. 미래의 토지가치가 옵션의 가치처럼 녹아있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사실 이것도 상권 재개발이라는것이 매우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경우 토지가치에 이런 옵션가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필자는 매우 부정적이다. 이 상가가 핵심지에 있기에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떨어져도 토지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그 핵심지라는 가치가 상가 재개발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나? 실현 불가능하다면 필자는 그 가치를 0으로 본다. 재산세만 내게하는 쓸모없는 물건이란 말이다. 그런면에서 시골 구석에 있는 어떤 방식으로든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임야 등은 필자의 가치평가 방식으로는 가치가 0에 수렴한다. (0은 아닌 것이 수목을 심어서 길러서 매각할 수 있다.)


반면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에는 가치평가 방식이 다른데, 좋은 거주의 가치는 단순히 현금흐름 얼마 하는 식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돈이 매우 많은 사람에게 좋은 거주의 가치는 매우 크기에, 그가 그 좋은 거주란 가치에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이 곧 가격이 된다. 즉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에는 discounted cash flow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가치평가 방식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매우 어둡게 보는 반면, 주거용 부동산의 미래는 상당히 밝게 본다. 비록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말이다.


2021년 중반 나스닥이 피크를 칠 때, 필자는 나스닥의 하락을 예견한 바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이 물리적 실체로서 공간을 점유하는 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필요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투자 옵션이 있고 그 위험과 기대수익이 나쁘지 않다면 필자는 그 다른 투자 옵션으로 자본을 돌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단, 다른 투자 옵션이 없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남은 보기는 상업용 부동산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첫 문단에서 언급한 대로 여러 투자 옵션을 모두 익히고 있는 것이 환경변화에 대처하는데 더 유리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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