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학술논문을 작성할 때 단독저자로 우선 시작을 하는 편이다. 이 편이 마음이 편하고, 즐겁게 연구를 해 나갈 수 있다. 협동 작업을 해서 논문을 작성할 때에는 공동 저자들이 서로 명확히 얻는 것이 있어야 작업을 하는 편인데, 구체적인 경우들은 다음과 같다.
1. 해당 분야를 잘 몰라서 혼자서는 논문의 완성도를 높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최근에 작성한 COVID-19 (코로나) 관련 논문이 이에 해당되었는데, 감염내과에 대해서 필자가 아는 게 적다보니, 환경보건적 측면에서만 주제가 다뤄지고, 감염내과적인 측면은 잘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감염내과를 잘 모르는 필자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컸고, 결국 경상대학교 감염내과 류병한 조교수님 (군의 44기 동기)을 모시고 나서야 이 문제들이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특히 혼자서는 도저히 해내지 못할 방대한 양의 문헌 검토나, 감염학적인 측면에서 전체적인 분석 방법들을 정밀하게 수립하는 일을 류병한 조교수님이 해 주셨다는 점에서 정말 역할이 크셨다.
2. 실제 실험을 수행하거나 환자 진료 등에서 데이터가 얻어지는데, 이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사실 연구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실험 수행자는 저자의 자격이 없다.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무 자르듯 되지가 않는 것이, 일단 공저자의 자격이 없다고 하면 clinician이나 실험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제공해 줄 유인이 전혀 없다. 또 데이터를 여러방법으로 쪼개어 분석 하다보다보면, 이 데이터가 얻어진 구체적 조건이나 환경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이런 정보들은 환자를 직접 보거나 실험을 수행한 사람 외에는 알지 못한다. 따라서 그 사람에게 직접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내용을 정리하게 되는데, 이 경우들은 또 저자의 자격에 해당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그냥 처음부터 공저자라고 정하고 작성하는 것이 일이 수월하게 된다.
3. 영문 교정이나 특수한 분석 방법론에 있어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돈을 주고 사설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공저자를 선호하는데, 비용이 적게 들면서 더 신경써서 봐주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는 적절한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근처 원어민 연구자가 많은 환경이어야 한다.)
결국 공저자가 필요한 경우들은 위의 경우에 해당하고, 그 외에 추가적인 경우에는 공저자가 없는 것이 오히려 작업을 하는데 편하다. 명확하게 서로가 얻는 것이 정의되지 않은 채로 공동 작업을 하게 되면, 분쟁이 발생하고,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따라서 위의 3가지 경우로 정해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학술논문의 베이스는 단독저자로 가져 가자는게 필자의 원칙이다.
앞으로도 단독저자 논문이 종종 나올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이 글을 보시면서 '아 이런 베이스로 단독저자를 가져가는구나' 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블로그 글: 학술논문은 단독저자를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