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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챠 May 14. 2021

잘가요. j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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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쯤이었다. 

"혹시 내가 지켜줄 수 없더라도 사랑받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사랑해."

고양이 두 마리가 나란히 잠을 자고 있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글이 올라왔다.

어쩐지, 향해있는 시선이 밝지 않아 보였다. 마지막을 염두했던 걸까.


어제 소식을 들었다. 

아는 사이도 아니고, 설령 옆에 있는 사람이라도 사람은 짐작하는 것,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내 마음조차도 정의내리지 못하는데.



그룹 이름이 바뀌기 전, 나는 유니텔 팬클럽에서 활동을 했다.

친구도 사귀었는데 다른 지역에 살지만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입학하기 전부터 자주 만나고 같이 공연도 보러 다녔다.

초창기에는 팬덤이 아주 크지는 않아서 서로 얼굴을 금방 익혔다. 상아색 풍선, 상아색 우비.

친구와 나는 좋아하는 멤버가 달랐다. 사진도 바꿔 갖고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이 흐릿하다.

노래 한 곡을 무한반복으로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연주하는 모습이 좋아서, 지켜보는 팬으로 지냈다. 



언제였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메일주소를 적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옆 친구의 이메일을 대충 적어서 내고는 집에 와서 아이디를 만들었다.

jyoon--

처음 만든 메일은 다음이었고, 네이버도 뒤에 붙는 숫자만 다를 뿐,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 


오후에 동생을 통해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 뉴스를 봤다.

뉴스에 올라오자마자 확인을 한 터라 간단한 내용만 올라왔다.

무슨 일인지는 중요하지도 않았다.


왜? 왜.

라는 말만 반복했지만, 이유가 궁금한 건 아니였다.

어찌됐든 세상에 없다는 변하지 않으니까. 

슬퍼서 다른 말이 튀어 나오지 않아서, 그뿐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아이디는 계속 사용합니다.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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