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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챠 May 19. 2021

중간 언저리

바닥


정기적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이내 돌아올 때도 있지만, 때론 오래 머무르기도 한다. 아래로 푹 꺼져 있으면 참 시간이 더디간다.

주로 내가 잘하는 것을 찾고 싶을 때 유독 마음이 좋지 않다.

딱히 이루어 낸 것도 없고 앞으로 뭔가 될 조짐이 안보이면 조바심이 난다.


요즘은 글에 관한 고민을 한다. 드라마 나빌레라를 보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주문을 걸었다. 몇 주간 바깥생활과 거리를 두며 글을 썼다. 그런데 현실을 자각한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지금도 그렇다. 잘 쓰고 싶은 욕구가 어딘가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치닫으면 글쓰기가 막혀 버린다. 몇 번을 지웠다 썼다.

 



언젠가 내 글을 인정 받는 날이 오긴 할까,

헛된 희망을 갖고 사는 거라면 포기하는 편이 나을까,



소설도 쓰고 싶고

동화도 쓰고 싶고

글쓰기 강의도 하고 싶고

마을 콘텐츠도 찾고 싶고


마음이 닿는 대로 움직이다보니 여기저기 발만 담근 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항상 그랬다. 특출나게 한 가지 잘 하는 건 없지만 골고루 조금씩 하는 아이.

그럭저럭 그림 그리고

어느 정도 피아노을 치고

글에 관심 있는 아이로.

공부도 애매한 지점에서 머물렀다.

그내가  뛰어난 부분을 찾았다면 고민이 없었을텐데.

자꾸 중간 언저리에서 손을 뻗고 있었다.


오늘은 유독 같은 자리를 맴도는 내가 싫은 날이다.

탱탱볼처럼 세게 바닥을 치고 높이 올라가고 싶다.

하늘에 닿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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