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라벨작업

조금씩 갖춰가는 중

by 챠챠

처음엔 책을 읽었고, 다음엔 썼다. 그러다가 기획해서 만들었고, 이번에는 책을 분류했다.

작은 도서관에 책이 채워지고 운영시스템도 조금씩 정리되어 간다. 다들 서툴다.

처음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겪는 과정이다.



내가 작은 도서관에 들어갔을 때 이미 라벨 작업이 많이 된 상태였다. 아무것도 붙이지 않은 전집 한 세트가 남아 있어서 라벨을 출력했다.

도서관에서 아무렇지 않게 집어 들었던 책을 분류하는 과정.

책은 책이 되기 전부터, 이후까지 사람 손을 많이 타는구나.

구상하고 글을 써서 수십 번 퇴고해서 출판사로 넘어간다. 글은 다시 교정 작업을 거친다. 디자인 후 인쇄소에 넘겨지면 책 형태가 나온다. 서점으로 가거나 도서관으로 가면 나름대로 분류가 된다. 읽는 사람은 페이지마다 눈으로 천천히 들여다본다. 그렇게 생각하니 책은 참 사랑받는 물건이다.


그렇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든 책이 새 도서관에 차곡차곡 자리를 메웠다. 아직도 빈 책장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리가 모자랄 만큼 채워지겠지. 그때는 폐기되는 책이 생길지도 모른다. 책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봤다는 건 사랑받았거나 거칠게 다루었거나, 또 실수로 망가뜨렸거나 그중에 이유가 있으려나. 사람 손을 타지 못한 채 사라지는 책도 있다. 소리소문 없이.


창문을 내다보니 도보에 쌓였던 눈이 군데군데 녹아있었다. 얼마 전까지 얼어서 자칫하면 넘어지기 십상이었다. 밤새 눈이 내린 뒤, 지인 가게가 있는 건물에서 눈으로 만든 가오나시를 봤다. 정성스레 만들었을 것 같은 모습. 가오나시 특징이 잘 드러나 있어서 한눈에 알아봤다. 날이 따뜻해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눈이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되었다.

누군가가 망가뜨리거나 따뜻해지면서 녹아내리면 볼품없어지고 말 테지만. 아마 어느 쪽이든 마음 아플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함께 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