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영화의 결말과 반전을 모두 스포일러 합니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구호봉사를 위해 인도에 파견나간 주인공이 봉사단체 후원회장과의 미팅을 위해 뉴욕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대비되는 두여성을 시골쥐 서울쥐 스타일로 이야기하면서 화려해 보이는 도시의 삶도 매력적이지만 주인공의 삶도 가치가 있다~ 는 식으로 흘러갈 줄 알았다. 그런데 예정된 미팅이 미뤄지며 주인공이 주말간 열리는 후원회장의 딸 결혼식에 초대받아 가게 되면서 내가 했던 예상은 산산조각난다.
분명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었을거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생각 해 낼 수 있다. 어쨌든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보고싶게 만들고 카메라로 뿌려주는 화면 편집 등등 그렇게 기본기가 부족한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그 결혼식 전개 이후로 이 영화를 더 이상 진지하게 보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 결혼식의 비밀은 바로 알고봤더니 결혼식 신부가 ’주인공이 20년전에 낳고 버린 친딸(!)‘이었다는 것. 여기서 한번 휘청했는데 ’또‘ 알고봤더니 그 결혼식과 후원회 미팅 모든 것이 ’불치병(!!)에 걸린 새엄마가 딸에게 친엄마를 만나게 하기 위해 벌인 빅픽쳐‘란다. 아아... 아침저녁으로 매일 방영하는 일일드라마에서 여러번 써먹었을 법한 이야기 아닌가? (요새 어무이랑 한번씩 ’위험한 약속‘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그 이름 그대로 어떻게 공중파 저녁 8시에 이런 내용을 할까 싶을 정도로 위험하게 나온다 TMI)
물론 다시 말하자면 결코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이미 내가 느끼는 포인트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향하고 말았다. 주인공이 ’돈으로 날 살순 없어욧!‘ 같은 대사를 치거나 ’진실을 알게 된 딸‘이 새엄마한테 찾아가 같이 우는 장면 등등 익숙한 막장 드라마의 내용이 헐리웃 배우들로 재현되는데 왠지 막장 종주국(?)으로서 킬킬거리고픈 감정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편견으로 인해 영화에 진지하게 몰입하지 못하는 것 같은 씁쓸함이 밀려왔다.
영화의 이야기는 ’사람은 자기가 있어야 할 장소와 타이밍이 있다‘ 정도로 받아들였다. 가치있는 이야기고 두 여성 주연의 행동도 그런 틀에서 크게 어긋나지는 않지만 국제 구호활동 파견생활을 포기하고 ’혈육의 어머니‘로서 사는 것을 선택한 주인공의 결말을 보면 이 부분에서 마저도 한국 일일드라의 향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