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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l 03. 2020

영화 #부력 이야기

숏리뷰 , 내용 스포 없지만 영화 전개를 암시합니다.

영화 포스터



부력을 보고 계속 찝찝한 마음이 남았다. 분명히 부력은 메시지가 있는 영화다. 영화 마지막의 자막을 봤을 때 그것은 여지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의 내용도 선명하다. 주인공이 겪은 일을 그 누구도 겪게 해서는 안되고 그 감정은 온전히 잘 전달된다.


그런데 왠지 난 이 영화의 흐름이 이 ‘교훈’을 향해 온전히 있다는 생각에는 들지 않는다.


주인공이 배에서 겪은 일은 어떤 부분에선 호러 영화 같아 보이기도 하다. 이 점이 재현을 통해 이야기의 본질을 알리려는 고발 영화와는 차이를 두고 있다. 첫 번째로 이걸 느낀 점은 영화 내에서 고통과 죽음을 배치한 타이밍과 묘사다. 규칙적으로 유려하게 다듬어진 자극은 절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면서도 이야기 속 긴장감을 즐기고픈 감정을 생기게 한다.


두 번째는 이 영화에서 드러나는 바다의 존재감이다. 작년에 본 ‘미드소머’가 생각되는,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무력감에서 기원하는 힘 빠지는 공포를 제공한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은 점점 사라지고 노동과 자연이 그를 먹어버린다. 때문에 나쁜 환경을 만드는 악인을 경계하는 감정은 차차 다른 색깔을 띤다.


이 영화는 소리를 그 도구로 활용한다. 영화 시작부터 주인공은 효과음에 둘러 싸여 있다. 특히 바다 위에 오르면 갖가지 소리들이 사운드를 채운다. 통통거리는 배 엔진 소리, 고기 손질하는 소리, 무심하지만 섬뜩함을 겸비한 첨벙첨벙 바닷소리… 심지어 이 대목에 가면 더 나가서 인간의 대화를 배경음으로 밀려 내보내기까지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서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인식하는 주인공의 태도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것만으로 보면 주인공은 지금 상황에서 크게 ‘절박함’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심지어 행동 동기도 그렇게까지 ‘탈출’에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마지막에 어떤 해방감과 안도감으로 영화를 마무리짓는 게 아니라 정말 저 소년 괜찮은 걸까 싶은, 위험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자연에게 먹힌 인간이라던가 인간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를 전달해주는 ‘공포 영화’로서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가도 영화가 간간히 주인공의 회상이나 마지막 메시지로 발을 걸친 영역에 대해서는 찜찜함 외에는 교훈적인 부분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 부분까지 의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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