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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Jul 10. 2023

미성숙하지만, 사랑을 듬뿍 줄 아빠의 탄생

D-11에서, D-day로 조금은 이르게 아빠가 되다

불과 어제만 해도, 바쁘지만 아빠가 되기 위한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새벽 2시 갑자기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고, 부랴부랴 병원을 향해 갔다.


“선생님, 양수가 터진 것 같아서 급하게 왔어요”

“얼른 분만실에 누워 있으세요. 자궁 수축이랑 태동검사 등을 해볼게요.”

“네 선생님,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

.

자궁 수축은 없으시고요, 원장 선생님 오시고 난 뒤 수술 진행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4시간 뒤 오전 6시 아내의 갑작스러운 진통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10분마다 느끼던 진통이 지금은 2-3분마다 느끼기 시작했다.


난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손만 집아줄 뿐,,, 그 고통을 함께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2시간을 진통과 함께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보내다가 마침내 원장 선생님이 오셨다. 그리고 아내의 표정을 보자마자 바로 수술 준비를 해주신다.


이렇게 8:40분경 수술실로 들어가고 초조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1분 1분 흘러가는 시간 하염없이 먼 산을 바라보기를 1시간 9:40분경 낯익은 이름이 들린다.


“김 OO 님 보호자분, 이쪽으로 오세요”

네~~ 지금 가요”


이렇게 설렌 기다린 끝에 방콕이를 만났다.

아기자기한 귀여움에 할 말을 잃고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는 아내의 말을 잊은 채 멍하니 바라본다.


아차차, 열심히 사진을 찍어본다. 짧은 만남이 끝나고 곧장 입원수속을 준비한다.


그렇게 준비를 다짐하던 난, 그 다짐이 무색하게 아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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