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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17. 2023

[ 육아일기 ] 엄마의 외출, 아빠와 남겨진 방콕이

D+37, 방콕이와 단둘이, 돌발사항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하다.

오늘은 아내가 장모님과 데이트를 즐긴다기에 흔쾌히 다녀오라고 이야기했다. 호기롭게 오랜 시간 놀다 오길 권했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다.


사실, 아직 방콕이가 대변을 봤을 때, 처리해 본 적이 없다. 보통 아내가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분유, 트림, 옷 입히기 정도만 알고 있기에, 그 외도 돌발상황이 발생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도 나만 자유시간을 가졌기에, 아내에게도 자유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오전 11시 약속된 시간이 다가오고 아내는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이쁜 원피스를 갖춰 입고 밖을 향한다. 약간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기에 나름대로 안심시켜 준다.






드디어 나와 방콕이 둘만의 시간이다. 엄마가 가자마자 울어대는 방콕이, 처음부터 당황스럽다. 급히 기저귀를 보니 소변이 흥건했고, 불편함을 느낀 게 틀림없으리라 생각했다. 역시 기저귀를 갈아주니 울음을 그친다.


이윽고 똘망 똘망한 눈으로 나에게 안아달라 애원한다. 일명 ‘안아병’에 걸린 방콕이, 난 애써 안아주기를 외면한다.


그러자 방콕이는 울음으로 반격한다. 작고 이쁜 보석의 울음소리에 그 누가 냉정할 수 있을까? 결국 방콕이를 안으며 앞 뒤로 리듬을 타준다. 그 리듬을 느낀 방콕이는 살포시 미소 짓는다. 그 미소에 난 심장이 녹았다.






그렇게 2시간 동안 안아주며 놀고 있는데 식초냄새가 살포시 나기 시작했다. 아뿔싸 방콕이가 똥을 쌌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대로 놔두기엔 아내가 올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렇게 혼자 대변을 처리하기로 결심한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신생아 대변 시 씻기는 법을 검색하고 그대로 시행했다. 다행히 아기는 기분이 좋았는지 배시시 웃고 있다.


그렇게 다시 2시간 뒤 아내는 행복한 표정과 걱정되는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왔다. 내가 지쳐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왔는데 너무나 잘 놀고 있어서 그런지 많이 놀랐나 보다. 그러면 정말이지 혼자 방콕이 보기 성공이다.


앞으로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더 많이 주며 방콕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 대변 시 엉덩이 씻기는 법(나의 생각을 표현)

1. 옷 하의를 벗긴 채 상의와 기저귀는 일단 둔다.

2. 화장실에서 물의 온도를 맞춘다.

3. 아기용 대변 씻는 물품을 비치한다.

4. 아이를 대변 씻는 물품에 살포시 올리고 엉덩이 부분을 물로 씻긴다.

5. 아기용 바디제품(조리원 구매)으로 엉덩이를 씻긴다.

6. 다 씻으면 손수건으로 엉덩이 부위를 대충 닦고 잡은 뒤 (목 부위도 함께) 들어 올려 기저귀 가는 선반으로 간다.

7. 하체에 깔끔하게 물기를 제거하고 기저귀를 채운다.

8. 하의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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