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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지영 Sep 14. 2022

아빠를 종종 잊게 돼, 미안해서 어쩌지..

아빠를 보내드리는 시점이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컸었다. 그리고 1~2달이 지난 후부터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였다.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것이 변해서 절대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사람들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에 기뻐했다. 그들의 기대감과 함께 내 일도 더 바빠졌다. 더 자주 사람들과 대면해야 했고 더 많은 일들이 소화해야 했다. 

아빠가 내 곁을 떠나고 한달 간은 매일 울면서 살았던 것 같다. 집에서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아빠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그때마다 아빠가 그리웠고 미안해서 눈물이 쏟아졌다. 일하면서도 불쑥불쑥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어서 인지 일이 바빠져서 인지 눈물을 흘리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하루 종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면 아빠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아빠를 생각하지 않았다. 잠에 들 때 즈음에 아빠 생각이 날 만도 했지만 이미 몸과 정신이 지칠 데로 지쳐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또 어느 때는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내 곁에 아빠가 있었던 때가 있었을까? 아빠가 우리 곁에 없는지 고작 3개월이 흘렀지만 어느새 아빠가 없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아빠한테 미안했고 죄책감이 들었다. 

‘아빠, 미안해. 벌써 아빠를 잊고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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