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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지영 Sep 14. 2022

Dance with my father

아빠가 내 곁을 떠난지도 6개월이 흘렀다. 바쁜 일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은 아빠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평소에 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내 인생에서 아빠의 역할이 컸던 것도 아니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다보면 아빠가 여전히 내 곁에 있는지, 아닌지를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를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아빠가 더 이상 내 곁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리움에 눈물이 흐른다. 

어느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라디오를 들었다. 나는 평소에도 라디오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정적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날 왜 하필 라디오에서 그 노래를 듣게 되었을까? 아주 잠깐의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서 가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사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를 통해 애절하고 절절한 노래를 부르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바로 라디오 앱에 접속하여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Dance with my father’이라는 음악이었다. 중간중간 들리는 애절한 목소리 때문인지 가사가 귀에 꽂혔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눈물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내 눈물은 이제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Never dreamed that he, would be gone from me’라는 가사에서는 급기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내가 그랬다. 아빠가 눈뜰 기력이 없을 때조차도 나는 아빠가 내 곁을 떠날 것이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빠와 마지막으로 같이 춤을 출 수 있다면 절대 끊나지 않을 노래를 틀 꺼라는 내용이 나에게 꼭 와 닿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상상해본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노래를 틀고 아빠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아빠에게 뛰어가 안겨서 고된 하루의 일과를 조잘조잘 얘기하는 장면을. 아빠에게 안겨 쉬면서 하루의 고단함이 스르르 없어지는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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