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혼잣말

“엄마가 있었으면 네가 안 아팠을 텐데”

by 춤추는호랑이

아빠가 아침에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어제 오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이 된다.




추석 연휴 동안 아빠 댁에서 닷새를 쉬었다.


수다도 떨고, 산책도 하고, 카페에도 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매일 50분씩 화상 영어를 하는 것은 나와의 약속이라, 추석 연휴에도 아빠 서재에서 화상 영어를 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9시 50분에 끝냈다.


어느 날은 화상 영어를 마친 뒤 유튜브로 일론 머스크 인터뷰를 보느라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서재를 나왔다.


아빠는 “영어 다 했니? 괜찮니?”라고 물으셨다.


예상보다 조금 오래 서재에 있었을 뿐인데, 아빠는 “괜찮니?”라고 다시 물으시며,


“네가 방에서 나오지 않으니 순간 걱정됐다”고 하셨다.




아빠에게는 상처가 있다.


막내아들인 내가 2014년에 운동하다가 다쳐 뇌경색이 왔고,


2018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빠는 입에 "건강 챙겨라"는 말을 달고 사신다.


“인생은 짧고 부질없다”, “아빠가 있으니 걱정 마라”는 말도 자주 하신다.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아들이지만, 아빠에게 나는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


“엄마가 있었으면 네가 안 아팠을 텐데.” 혼잣말을 하는 아빠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이가 들면서 아빠의 혼잣말이 더 잦아졌다.




아빠는 핸드폰을 주로 안방에 두신다.


아마 내 전화소리를 듣지 못하셨을 것이다.


아빠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