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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Nov 11. 2022

(책)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

마릴리 애덤스

이 책은 딱딱한 글이라기보다는 소설 같아요. 

벤 나이트라는 주인공은 직장을 옮긴 후 팀원들과 협력이 되지 않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가득입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벤은 외톨이가 되어 가고 있었어요. 


하나의 예시로, 이 책에 나오는 어떤 사람은 자신의 보스를 미워합니다.

보스가 무슨 말을 해도 '저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저 사람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보스와 사이가 좋을 리가 있을까요?


며칠 전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 쓴 <에고라는 적> 책에도 '상상 속의 청중' 얘기가 나옵니다. (https://blog.naver.com/jy_yoon/222923680246) '자기의 행동을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지켜보고 있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넘겨짚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 관심도 없을 수 있는데요. 


상대방이 무슨 짓을 했다기보다, 내가 상대방을 곡해한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이럴 때 자신의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을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골탕 먹일까?'에서 '저 사람이 훌륭해 보이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라는 질문으로 바꾼다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 질문이 워낙 영어적인 질문이라 좀 이상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왠지 짜증이 나면서도)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벤 나이트는 사장님의 권유로 조셉 에드워즈라는 코치를 만나게 됩니다. 조셉의 질문으로 벤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그 변화되는 과정이 워낙 드라마틱하고 가끔 눈물도 찔끔... (내가 이런 책을 읽으며 눈물을 찔끔거릴 일이야?...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저는 왠지 공감이 많이 갔어요. 소설을 읽듯,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벤 나이트와 상관없이 아래 구절을 읽었는데, 질문을 파고 있는 제게는 쿵하는 울림이 있었어요. 


유목민들의 사회는 언제나 맹목적인 물음, 즉 ‘어떻게 하면 물 가까이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떠밀려 다닌 셈이었어요. 질문이 ‘어떻게 하면 우리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을까?’로 바뀌었을 때, 그 새로운 질문은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 한 가지를 불렀습니다. 그게 농경을 탄생시켰고 결국엔 도시를 만들었지요.


정말? '위대한 결과는 위대한 질문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이 맞네. 맞아.


조셉이라는 코치는 벤에게 '선택의 지도'를 보여줍니다. (그 지도를 여기에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쉽네요... ㅜㅜ) 선택의 지도에서는 사람들이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합니다. 과연 학습자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심판자의 길을 갈 것인가? 


예를 들어, 살찌는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왜 자제를 못할까, 나는 도대체 문제가 무엇일까' 이런 식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면 그것은 심판자, 즉 스스로에게 판단을 하는 사람의 질문입니다.


만약 이 질문을 '내게 유익한 것은 무엇일까? 음식 외에 기분 좋게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와 같은 학습자의 질문으로 바꾼다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학습자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학습자의 질문이 무엇이고, 심판자의 질문이 뭐라고??? 


선입견에 가득한 질문들, 나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오만, 독선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 다른 사람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려 드는, 방어적인 질문들... 이런 질문이 심판자의 질문이라고 합니다.


벤은 회사에서 동료와 팀원들에 대해, 집에서는 아내에 대해, 계속 머릿속에서 심판자의 질문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동료도, 팀원도, 아내도, 어느 누구도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도...


한편,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호기심을 갖고, 사려 깊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선입견에 의문을 품는 질문들... 이런 질문을 학습자의 질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벤은 스스로 마술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지?

이 상황을 달리 생각할 수는 없을까?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필요로 하고, 원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이 질문이 <에고라는 적>이나 <리더의 용기> 등과 같은 책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메시지라는 것을 생각할 때, 갑자기 이 질문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질문을 바꿔라,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마릴리 애덤스의 말에 완전히 설득당하는 기분이었어요. 


앞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고 판단이 마구 올라올 때, 저는 학습자의 자세로 이 질문들을 스스로 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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