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질문이 혁신의 시작
마이클 J. 마쿼트라는 저자는 이런 말을 하는군요.
유문무환.
평소에 질문을 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
그럼 어떤 질문을 하라는 것일까요?
이 책은 살짝 질문 백화점 같아요... 음... 너무 좋은 말과 교훈적인 말이 많아서 몰입이 좀 깨질 때가... ㅜㅜ
뭔가 이런 질문을 하면 된다고 따다닥 질서 정연하게 얘기를 하는데... 참고 서적으로 두기에 참 좋겠다.. 는 느낌이었어요... ㅜㅜ 그냥 제가 참고 서적을 싫어해서 그렇죠 뭐.
우선 나쁜 질문이란 뭘까요?
제 생각에는 듣는 사람이 반발심이 생기면 나쁜 질문입니다.
반발심이 생기면 질문하는 의도와 달리 효과는 산으로 가게 마련이잖아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실제로 이 책에 나온 질문입니다.)
일은 못하면서 성실하기만 하면 뭐에 써요?
그것밖에 안 됩니까?
이런 말을 듣고 '아. 반성할게요. 이제 열심히 할게요.' 이럴 사람이 있을까요?
애초에 질문을 하는 의도는 상대방의 대답이 궁금하거나,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 아닐까요?
우리는 겸손하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질문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더그 이든)
맞아요. 우리는 겸손하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지요.
나쁜 질문 유형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폐쇄형 질문은 바로 예/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형태입니다.
밥 먹었니? 숙제했니? 보고서 썼니?... 등은 예/아니오 대답을 하고 나면 더 이상 말을 안 해도 되는 질문입니다. 상대방이 답하기 싫으면 얼마든지 안 해도 되지요. 이런 식의 질문만 하는 가정이나 회사에서는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요. 예/아니오 대답만 하면 방에 들어가서 문을 딱 닫으면 그만이지요.
한편, 개방형 질문은 6하 원칙에 따른 질문입니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등을 묻는 질문입니다. 예/아니오 로 대답할 수가 없지요. 보고서를 1주일 후까지 완성하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이런 질문을 하면 아무래도 생각을 좀 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폐쇄형 질문(= 닫힌 질문) 보다는 개방형 질문(= 열린 질문)이 더 낫다고 하는 것입니다.
유도 질문은 최악입니다.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가 있어서 상대방을 강하게 유도하고자 하는 질문... 예를 들어, 이젠 좀 숙제를 해야 하지 않겠니?... 이런 질문은 사실 질문도 아니지요. '노골적으로 설득하고 강요하는 수단'이지요. 상하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아우 짜증 나. 또 시작이야' 반응이 생길 것이고, 동등한 관계라면 '자기가 뭘 안다고 훈수질이야?' 소리가 마음속에서 팝콘처럼 튀어나올 것입니다.
한편, 이런 나쁜 질문 대신,
현재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렇게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면, 상대방은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어 재량권을 갖는다고 느끼게 됩니다.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주고, 창의성을 발휘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무얼 기대하고 있나요?
목표가 달성되면 고객(조직, 팀, 개인)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나요?
이런 질문은 '뭔가 잘 될 것 같은' '기대를 받는듯한' 질문입니다.
좋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는 다양하게 개방형 질문을 활용하라고 합니다.
탐사형: ~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감성적: ~하니 마음이 어때요?
성찰적/분석적: 원인이 무엇일까요? 왜 이런 일이?
관련성: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조직에 몸 담은 리더라면, '질문하는 문화를 만들고' '저항이라는 파도에 맞서라'라고 합니다.
물론 저항하는 사람이 왜 없겠어요?
질문보다는 '지시'에 익숙한 팀원들과 '지시'가 권위라고 생각하는 다른 리더들이 저항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리더가 진솔하게 질문을 한다면, 그리고 '모든 문제를 남김없이 논의한다면' 그리고 '색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새로운 리더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떤 질문을 해도 동료들은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다.
약점을 역이용하는 것. 그야말로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진솔함을 보이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의 자세 아닐까요?
물론 질문만 하고 경청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경청하지 않을 거면 아예 묻지를 말아야죠.
때로는 개방형 질문이라고 볼 수 있는 '왜'라는 질문도 목소리 톤에 따라 매우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노의 '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라는 질문은 분노에 쐐기를 박는 질문이 될 수도 있지요.
다시 말해서 질문의 형태도 중요하고, 질문의 내용도 중요하고, 질문의 톤도 중요합니다.
질문하고 나서의 경청도 중요합니다.
결국 좋은 의도를 갖고 질문하고, 진정성 어린 호기심으로 상대방의 대답을 듣는 태도... 리더가 이런 노력을 해야, 수많은 상처로 너덜너덜해진 팀원들의 마음을 조금씩 열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