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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Jul 04. 2019

NO. 5 어느 비행사에 대한 추억

다섯 번째 영화 이야기는 「어느 비행사에 대한 추억」이다. 이 영화는 말랑말랑한 재미를 위해 만든 영화다. 그래서 아들에게 물어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중 하나라고 했다. 재미를 위해 만든 영화라서 그런지 모은 대부분 연령대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골고루 갖춰져 있다. 그렇다고 할리우드의 가족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TV에 가끔 특별하게 편성한 달달한 단막극 정도다. 남녀 간의 사랑 혹은 추억, 신분 차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어느 곳에서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특히 비행기 메카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다.

영화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적절히 사용하여 만들었고 신분 차이를 실력과 인성으로 극복하고 진정한 우정 혹은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을 파란 시기와 장소를 알 수 없는 어느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박진감 있게 그려냈다. 공간적 배경으로 많이 그려진 바다와 하늘의 색감 또한 인상적이다.

메카닉에 대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섬세함을 종종 놀라운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서도 볼 만한 수준의 여러 메카닉 장면을 볼 수 있다. 한 번쯤 남자로서 백마 타고 공주님을 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심쿵♥♥할 영화이다.     

무엇을 이야기할까?     


● 비행기....

남자들은 대부분 비행기 혹은 기계를 좋아하는 편이다. 마트에 가서도 가만히 보면 남자들이 공구 코너에 잔뜩 몰려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종종 띈다. 공구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공구의 확장판인 비행기를 운전하여 멋지게 날아보고 싶은 욕구는 남자들의 기본적 욕구인가 보다.

난다는 것은 자유를 의미한다. 토토로 유명한 미아자키 하야오는 그의 작품 속에서 항상 비행을 그려냈다. 답답하던 상황이나 기분이 좋은 일은 비행을 통해 그 감정이 더욱더 증폭되어 표현되곤 한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샤를르는 자신이 차별받는 사회에서 비행을 통해 자유를 누리는 것으로 묘사된다. 비행기란 그런 자유를 실현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다. 멋지게 나는 비행은 쾌감을 준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프로펠러 비행기를 그리는 데, 프로펠러 비행기는 현대의 제트기가 주지 못하는 유럽적이고 뭔가 낭만적인 묘한 감성을 준다. 제트엔진을 가진 비행기는 왠지 모르게 좀 쌀쌀맞고 정감이 떨어진다.

아들이 있는 아빠들은 비행기를 주제로 접촉을 시도해 보라. 필시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유로움이 주는 여유를 주말 저녁에 즐겨 보시라. 혹시 비행기에 관심이 없더라도 걱정을 하지 말자. 그것은 그 아이의 개인 취향이다. 다만, 비행기를 매개로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 사랑이야기

사랑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원래 한 몸이었던 인간은 남자와 여자로 나눠져 늘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어느 신화는 인간의 이러한 특성을 잘 대변해 준다. 비행기가 자유를 가지고 사건은 해결하는 노릇을 하는 매체라면 주인공의 떨리는 사랑은 영화가 좀 더 말랑하고 달콤해질 수 있도록 해 준다. 당연히 주인공 샤를르와 파나와의 관계를 좀 더 주의 깊게 볼 것이다.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신데렐라는 비현실적이지만 우리는 늘 동경을 한다. 고귀한 신분이 되는 것은 아마도 문화와 계층을 가진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일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신데렐라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꿈꾼다. 사실, 결혼식장의 모든 시각적 배치의 초점은 신데렐라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드레스며 화려한 조명, 꽃, 많은 축하하는 사람들, 멋진 왕자님... 신데렐라와 같은 영화에서 필요한 필수 요소가 아닌가?

청춘의 낭만적 사랑을 이야기하기가 뭣하면 부부의 결혼 스토리를 이야기해보라. 아이들의 반응이 어떤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과연 현실의 부부는 백마 탄 왕자와 어여쁜 공주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서 이뤄진 결과물일까?  


    

● 공중 전투 장면

공중 전투 장면은 화려하다. 사실적이면서도 허구적이며 적절하게 관객을 영화의 이야기에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프로펠러 전투기의 고풍스러운 모습에 하늘을 나는 전함과 같은 상상력은 시대를 가늠하기 힘든 전투 장면을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들이 적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긴박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화려한 공중 장면과 더불어 서로를 믿고 기대며 마음을 알아가는 주인공 모습에 흐뭇해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을 향하게 된다. 공중 전투 장면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주인공들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듯하다. 

    

● 나가며

주말 저녁, 한 주 동안 생각을 너무 많이 하여 지치고 피곤할 때, 동화 속 나라로 가서 아이들과 꿈을 꾸고 싶다면 추천하는 영화다. 다만, 12세 관람가로서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내용이나 설정이 좀 어렵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전쟁이란 어떠한 이유에서건 옳지 못한 행동이다. 이점을 같이 이야기하며 마지막에 샤를르가 파나를 위해 멋진 공중 비행을 하는 장면에 박수를 보내며 아이와 추억을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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