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건의 시작

by Dr Jang

어느 날 근무를 하고 있는 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아내였다.

어지간하면 근무 중에 전화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 전화를 해 보니 교통사고가 났다고 했다.

간단한 접촉 사고라서 출근은 했는데 목이 아프다고 했다. 뒤차가 정차 중에 들이받은 것이었다.

뒤차 운전자는 보험 대인 접수를 해달라는 아내의 말에 못마땅한 눈치였다고 했다. 그냥 현장에서 현금으로 받고 마루리하면 될 일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내 차 뒤 범퍼에 찍힌 상대방 차량의 번호판이 너무나 선명했고 아내도 통증을 호소했다. 참고로 집 사람은 통증이 있으면 아파하면서도 무던히도 잘 참는 버릇 아닌 버릇이 있다.


일단 퇴근하고 집에 와서 단골 정형외과에 갔다.

별로 심각하지 않지만 어깨와 목 부근에 통증이 있기에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진찰을 받았다. 며칠 분의 약과 물리치료를 받고 집에 왔다. 사고처리를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고 뒷 차량 운전자의 태도에 대해 서로 험담을 했다. 약간의 사건이 있었지만 일상을 깨뜨리지는 않은 일이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통증은 남아 있었다. 정형외과 의사는 MRI를 찍어 보라고 권했다. 어차피 자동차 보험으로 되니까 한 번 찍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냐는 이야기였다. 아는 병원이 없다니까 시내에 있는 영상의학과를 추천해 주며 소견서를 써 주었다.

예약 전화를 해보니 토요일 아침 시간이 예약되었다.


아내와 같이 병원에 갔다. MRI 검사야 30~40분 걸리고 별다른 부담이 없는 검사니까 아내를 검사실로 보내고 병원 대기실에서 이것저것 잡지를 읽고 있었다.

한참이 지났다.

병원 직원이 보호자를 찾았다.

판독 의사 방으로 들어가 보라고 하였다.

가보니 커다란 모니터에 뇌 MRI 영상이 띄워져 있었고 아내가 앉아 았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우측, 그러니까 아내 기준으로는 좌측에 커다란 무엇인가 있었다.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큰 무엇인가가 있었다.


‘뇌종양인가?’


머릿속에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말 오전의 한가로움은 사라지고 혼란과 두려움이 확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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