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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Jul 13. 2022

생각과 실제 사이

날씨란 내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을 때는 늘 관심을 가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농부가 하늘을 자꾸 올려다보는 것은 그의 일이 날씨와 무척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다 보면 날씨에 민감해진다.

날이 좋으면 상관없지만 덥거나 춥거나 혹은 비와 같은 변수가 생기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할까 말까 고민한다.     

그래서 늘 날씨 앱을 깔아놓고 날씨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오늘 아침, 기온도 비교적 선선하고 구름이 많아 자전거 타기에 좋았다. 날씨를 확인해 보니 비도 올 것 같지 않다.

바람도 시원하고 좋았는 데 아파트 입구를 나서자 말자 저 멀리 검은 커다란 구름이 보였다.

장마철이니 저러다 말겠지라는 생각과 어차피 돌아가기도 늦은 시각이다.     


중간쯤 오니 비가 한두 방울 온다.

그런데 내가 가려는 방향과 비구름이 지나가는 방향이 겹친다.

자전거 타면서 비 맞기는 싫어서 늘 비를 신경 썼는 데 낭패다.     

최대한 빠르게 갈 필요가 있었다.

가로수 나무 밑에는 좀 낫지 않을까 싶었는 데 비가 더 거세진다. 

저 멀리 보니 구름의 끝이 보인다.

하필이면 내가 가는 이곳만 비가 왔다. 

구름은 비를 내리면서 이동 중이었다. 


소나기였다.     


재빨리 도착하여 비를 말려본다.

비를 그렇게 신경 썼는 데 맞고 보니 별거 아니다.

상상을 할 때는 큰일이나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는 데 막상 당하고 나니 맹숭맹숭하다.

여름철 옷이라 에어컨 바람 아래서 금방 마른다.     

그렇게 싫어서 재고 또 재어봤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별일도 아니었다. 겪고 보니 진짜 싫은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 치 앞도 못 보고 당할 수 있는 게 인생이지만 그래도 걱정은 상상했던 것보다 나을 수도 있는 모양이다.      

깨달음을 얻지만 조금 있으면 또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약간은 멍청한 게 인생인 것 같기도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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