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줄어들고, 눈물은 많아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얼굴엔 <미소>가 자리할 공간이 없다.

by 이종범


공허함

내일은 뭘 하지? 나이 들수록 소일거리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꽉 짜인 일정은 아니어도,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시간을 때운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은 뭘 하지? 자문했을 때 그 답이 명확하지 않다면, 공허한 하루를 보낼지도 모른다.


나이 들수록 웃음은 줄어들고, 눈물은 많아진다.

걱정이 없을 순 없지만 그렇다고 웃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희망을 잃어버린 얼굴엔 미소가 없다.

아내와 함께 “동물 농장”을 자주 본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르고, 주인과 헤어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의 애틋한 사연을 접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짓는일이 많다.

주인과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에서 벗어 나오지 못하고, 그 옛날 추억되새김질하는듯한 눈망울을 보면, 강아지를 버린 견 주를 혼내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른 날도 여러 번이다. 강아지가 무슨 죄가 있다고,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희망을 잃어버린 얼굴엔 <미소>가 자리할 공간이 없다.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 때 즐거운 것처럼, 사람은 웃을 수 있을 때 행복하다. 나이 들수록 눈에 띄는 비주얼은 거리가 멀어진다. 건강한 육체美, 날씬한 곡선美, 해맑은 소리美도 마찬가지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적 아름다움은 얼마든지 강화시킬 수 있다. 경험보다 경륜, 지식보다 지혜, 화려함 보다 단출함이 돋보이는 나이 듦의 美 말이다.


<미쓰다 후사코>는 그의 저서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에서 질리지 않는 표정을 이렇게 적었다.


“예순을 넘어서면 노화는 여지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비관할 것은 없다. 아름다운 용모를 잃었다고 해도 겉모습만 그럴 뿐, 마음의 풍요로움은 자연스럽게 얼굴에 드러난다. 그래서 젊은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는 풍부한 지성이 배어 나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표정이 생긴다”


"입 꼬리 좀 올리세요"

나이 들수록 입꼬리가 내려간다고 걱정하는 아내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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