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he ship

3. 침대 보험금, 입원 일당

치료/진단/입원/수술/장해/간병/사망

by 이종범

chapter 3_입원


경기가 나빠지면 가끔씩 하는 말들이 있죠?

“이럴 때 누가 와서 살짝 박아주면 안 되나?”


보험의 입원 일당을 염두엔 둔 말입니다. 우스갯소리긴 하지만 얼마나 힘들면 그런 말을 할까요. 입원 일당은 중복 보상이 가능한 만큼 일당이 크면 그런 유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가벼운 접촉 사고만 나도 하룻밤이 지나면 목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하면서 입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입원 절차를 거치면 적어도 2주에서 3주 정도 진단이 나오는데 1일당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면, 2주면 140만 원, 3주면 210만 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한 달 급여에 해당하는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운전자가 그런 건 아니죠. 소득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의 경우 주판알을 튕겨보고 입원하는 것이 낫겠다 싶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입원 일수는 18.1일로 약 3주에 해당합니다. 이는 일본의 28.5일엔 못 미치지만 프랑스(10.1일), 뉴질랜드(7.6일), 영국(7.1일), 미국(6.1)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체계가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제2의 국민 건강 보험인 실손 보험 가입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다친 김에 충분히 치료받길 원하는 입장이라고 보면 좋을 듯합니다. 반면에 미국은 턱 없이 비싼 의료비 때문에 웬만한 질병이나 사고로는 입원하지 않습니다. 의료비 폭탄이 무섭기 때문이죠.


사람은 누구나 좋은 병원에서 실력 있는 의사의 치료를 원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경우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처럼 대형 병원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보통 4주 정도 대기해야 입원이 가능한데,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큰 병원을 선호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나이 들수록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일은 늘어납니다.

한국인의 경우 65세 이상자 중 가장 많이 입원하는 원인은 디스크입니다. 그다음이 폐렴이죠.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면서 노약자들이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도 폐렴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많은 노인들이 폐렴으로 입원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폐렴이 올 경우 악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일이 벌어지는 거죠. 그리고 세 번째가 백내장, 네 번째가 장염, 마지막 다섯 번째가 치핵입니다.


입원질병.png 보험사용 비밀노트


전 연령을 기준할 때 1인당 월평균 입, 내원 일수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2년 입, 내원 일수는 1.6일입니다. 하지만 2013년(1.62), 2014년(1.64), 2017년엔 1.69까지 증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월평균 1인당 진료비도 계속 증가해서 2012년 기준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80,531원이었지만, 2017년엔 무려 113,612원으로, 약 40’% 정도 증가한 상황입니다.


한 평생 살면서 상해나 질병은 피할 수 없는 숙명에 해당합니다. 더욱이 다가오는 방법도 교묘해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세가지 비밀.png 이종범의 도해 카드


그림에 표시된 것처럼 인간은 위험의 종류. 발병 시점, 마지막으로 내 몸에 머물다 가는 기간을 모릅니다. 이 세 가지는 치료비의 크기를 결정하는 핵심 인자로, 개인의 경제적 상황과 신체적 건강 정도에 따라 병원을 탈출하는 날 수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로 비유한 이야기 하나가 생각나네요.

재산이 넉넉하고 무병장수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재산은 있지만 유병 장수하면 “천만다행(千萬多幸)”이랍니다. 그런데 재산도 없으면서 유병 장수하는 사람을 일컬어 “설상가상(雪上加霜)”, 재산도 없으면서 무병장수하는 사람은 “문전걸식(門前乞食)”하는 삶을 산답니다.


그렇다면 나이 들수록 어떤 삶에 근접한 사람이 많아질까요?


이종범의 도해 카드


메트라이프 생명에서 “건강한 삶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8.6%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채 오래 사는 것보다 짧더라도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낫다”라고 답했답니다. 평생 심각한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대가로 6년 이상 수명이 줄어도 괜찮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46.8%, 15년 이상 줄어도 좋다는 응답자의 비율도 무려 10.5%나 된다는 거예요. 하지만 현실은 인간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나이 들수록 골골한 노년을 사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입원 일수가 길어지면 상응하는 의료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죠. 돈 잡아먹는 귀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말 아시죠? 나이 들어 변변한 소득도 없는데 입원 일 수까지 길어지면 주머니엔 먼지만 쌓이지 않을까요?


- 다음 글에 이어 갈게요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3. <억>하면 <훅> 가는 질병을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