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범 Jun 04. 2020

#56. 그래 계속 가자, 멈추지 말고...

세상엔 놓아줄 것도 많지만 새롭게 맞이할 것도 많다.

과거란 잡으려 애써도 잡을 수 없으니 놓아야 하고, 미래는 아직 접하지 못했으니 놓아줄 것도 없다. 다만 눈 앞에 다가오는 내일을 어떻게 맞이할지 고민하며 오늘을 살뿐이다.


살다 보면 미련이라는 과거의 흔적과 마주할 때가 적지 않다.

첫사랑처럼 달콤한 추억도 있지만, 기억하기 싫은 고통도 즐비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이미 지나간 마음의 흔적일 뿐, 현재의 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직시하고 다가오는 내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선택만 남아있을 뿐이다.


중국의 성공학 전문가 <후웨이홍>은 그의 책 『왼 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에서 과거와 미래를 대하는 자세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과거는 반드시 지나간다. 단지 각자의 마음속에서 사라지는 형식만이 다를 뿐이다. 미래는 반드시 다가온다. 단지 미래를 맞이하는 각자의 태도만 다를 뿐이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60세를 코 앞에 두고 보니, 지나온 오십 수년의 시간은 경쟁하는 시간으로 기억된다. 직장 생활만 해도 그렇다.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승진하고 싶었고, 더 많은 급여를 원했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경험을 얻기 위해 이곳저곳 좌충우돌하면서 배움을 갈망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경쟁도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 임금 피크와 함께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급여는 매년 10%씩 줄어든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개인의 노력이나 성과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제도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의 꽃은 급여와 승진인데, 이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임금 피크 1년 차엔 갈등이 심했다. 하지만 3년 차를 맞고 보니 과거에 매달린다고 해결될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이젠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맞이하고 개척해 나갈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자리를 바꿀 수 없다면 자세를 바꾸라는 말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은퇴 후 8만 시간』을 지은 김병숙 교수의 <은퇴자를 위한 십계명>이 와 닿는다.

은퇴 후 8만 시간_김병숙 지음

ⓛ 말을 많이 하지 말자

② 늙지 말자

③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④ 삐치지 말자

⑤ 가두지 말자

⑥ 이기려고 하지 말자

⑦ 탐욕을 부리지 말자

⑧ 정지하지 말자

⑨ 일 아닌 꿈을 도전하자

⑩ 허울을 쫓지 말자


특히 “가두지 말자”, “이기려고 하지 말자”, “정지하지 말자”, 그리고 “일 아닌 꿈을 도전하자”는 제안이 마음을 움직인다.

<가두지 말자>는 말은 "스스로 갇히지 말자"는 뜻으로 이해한다. <이기려 하지 말자>는 말은 상대가 있는 경쟁이 아니라, "자신을 통제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싶다. 또한 <정지하지 말자>는 말은 무기력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꿈틀거리면서 나아가라"는 것으로 이해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일 아닌 꿈을 도전하자>는 말은  “글 쓰며 여행하는 산업 강사”을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자극하는 말로 받을 생각이다.


누구나 맞이하는 내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다. 필자가 맞이할 퇴직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맞이하자. 오늘의 고민도 그런 내일을 위한 하나의 수고일 뿐이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더 단단해진 나로 당당히 퇴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55. 3060세대가 주목해야 할 생애 missio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