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_59
Risk_퇴직 3적(賊)
퇴직을 앞둔 50대 중년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Q1> 당신이 60세에 퇴직한다고 가정할 때, 막내 자녀까지 대학 교육을 끝낼 수 있나요?
Q2> 아들 33세, 딸 31세에 결혼을 가정할 때, 당신이 60세에 도달하기 전에, 막내 자녀가 출가할 수 있나요?
Q3> 60세가 되기 전에, 현재의 가계 부채를 청산할 수 있나요?
세 가지 질문 모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퇴직 2년을 남긴 지금, 아들은 내년 5월에 결혼할 예정이다. 하지만 딸아이의 결혼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스물여덟 이른 나이에 결혼한 덕분에, 만 58세가 된 현재, 3적(賊)의 요소중 두 가지(교육, 부채)는 해결된 상태다. 하지만 늦은 결혼으로 자녀 출산이 늦었다면 세 가지 모두 퇴직 전에는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 노출되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가깝게 지내는 사람 중 다수는, 세 가지 비용에 자유롭지 못하다. 퇴직은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하지만, 언급한 세 가지 비용은 퇴직자의 발목을 부여잡고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마치 종아리에 달라붙어 피를 빠는 거머리처럼 말이다.
이종범의 도해 카드
賊_도둑 적
도둑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사람을 말한다. 맡겨 놓은 일도 없으면서 마치 자기 돈 인양 가져가는 자녀를 빗댄 말이다. 그렇다고 자녀가 진짜 도둑이란 뜻은 아니므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賊(적)이란 글자를 빌어 온 이유는 자녀라는 이름으로 외면할 수 없는 지출액이 적지 않아서다. 자녀를 교육시키면서 자녀 앞으로 영수증을 발행하는 부모는 없다. 엄밀히 말하면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다. 마치 도둑맞은 것처럼 돌아오지 않는 돈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다 보니 賊이란 글자를 차용한 것이다. 또 하나의 목돈은 자녀 결혼 자금이다. 물론 모든 자녀가 부모에게 손을 벌리 진 않는다. 하지만 다수의 대한민국 부모들은 너무 착해서 없는 돈이라도 빌려서 자녀 결혼을 돕고 싶어 한다. 어찌 되었든 이 비용도 만만치 않은 목돈이다.
가계 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마련과 관련이 있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원금보다 이자로 지출되는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상환기간이 길어지거나 대출 이율이 높아질수록, 원금보다 더 큰 이자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퇴직을 앞둔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갈취하는 3적(賊)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세 가지 용도의 목 돈 중 일부가 부모의 노후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열심히 벌어도 노후자금을 축적하는 일이 쉽지 않다. 자식이라는 이름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 때문이다.
도둑들의 보편적 특징은 훔쳐간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대부분의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교육비로 지출된 비용을 부모에게 되갚는 자식이 얼마나 될까? 결혼 과정에서 발생한 부족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의 도움을 받는 일이 적지 않은데, 이 또한 빌리는 개념보다는 부모로서 당연한 지출이라고 이해하는 자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정도는 착한 도둑이다.
보험금을 갈취하기 위해 부모를 죽이는 <패륜 도둑>, 힘없는 부모를 폭행하여 돈을 빼앗는 <깡패 도둑>, 노름과 마약에 빠져 부모의 재산을 축내는 <원수 도둑>, 부모의 주머니 돈을 탐하는 <좀도둑>까지 자식이라는 만능열쇠로 부모의 재산 창고를, 허락도 받지 않고 드나들면서 알게도 훔쳐가고, 모르게도 훔쳐가고, 때리면서 훔쳐가고, 죽이면서 훔쳐가는 <미친 마스크를 쓴 핏줄 도둑>만 해도 그 수가 작지 않다. 어디 그뿐인가, 부모의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는 <소송 도둑>도 즐비하다. 형제간의 소송도 꼴 보기 싫은 건 마찬가지다. 얼마 전 한창 시끄러웠던 모 기업의 경영권 분쟁도 따지고 보면 부모의 재산을 자식이라는 만능 키를 활용하여, 공개적으로 훔쳐가는 막장 드라마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 힌지만 세상엔 막장만 있는 건 아니다. 자신을 뒷바라지하느라 힘들었던 부모의 은공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 한 돈으로 크게는 집을 사주는 자식부터, 작게는 매월 용돈은 물론이고, 국, 내외 여행도 시켜주고, 일상의 소소함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자식들까지, 아름답게 되돌려 주는 예쁜 도둑들이 있어 천만다행이다.
대가를 바라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없다. 그렇다고 부모의 은공을 나 몰라라 외면하는 자녀가 옳은 것도 아니다. 아무리 힘겹고 고단해도 부모만 한 자식은 없다. 속 깊은 무모의 심정을 헤아리는 자녀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3적(賊)이란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1. 월간 사교육비로 얼마가 지출되고 있나요(항목, 비용)?
2. 월간 수입 총액 중,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 사교육비를 줄이거나 없앨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항목이 있나요?
4. 자녀 결혼 자금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5. 결혼 자금을 보탠다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6. 3번~5번 질문에 대한 부부 생각이 같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