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돈과 밥에 대한 가치를 정립하라

세일즈 점검 책략 1

by 이종범


‘삶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삶 이란 어처구니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쉬운 말은 어렵게 하는 자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한 생애가 뭣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 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우리는 구석기시대처럼 자연으로부터 직접 먹을거리를 포획할 수가 없다.
우리의 먹을거리는 반드시 돈을 경유하게 되어있다.
다 큰사람들은 이걸 혼돈해서는 안 된다.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느껴지는 그 매끄러운 촉감. 이것이 바로 삶인 것이다.
이것이 인륜의 기초이며 사유의 토대인 것이다.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이다’

-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_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_김 훈 -

2005년 8월 여름,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이 주연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개봉되었다

동막골에 들어온 국군과 괴뢰군 그리고 동막골 부락민들 사이에서 발현되는 인간의 본질적 요소들을 재미있게 연출한 영화로 기억한다.


이 영화에서 북한군 장교가 동막골 촌장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거 기리니까는 고함 한번 다르지 않고 부락민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거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

이 질문을 접한 촌장의 대답은 의외였다

‘뭐를 마이 먹여야지 뭐’


2015년 4월 어느 날, 실용음악(드럼 전공)을 졸업한 아들이 이런 제안을 했다

‘아빠. 지층에 딸려있는 원룸 제가 쓰면 안 될까요?’

‘왜’

‘이제 졸업도 했으니 준비가 필요해서요’

홀로서기 차원에서 제안한 아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제안을 순순히 따를 수는 없었다. 이미 대학생에게 임대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쉽게 허락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들은 그런 정황을 알면서도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방을 내주는 대신 조건을 걸었다.

26살 적지 않은 나이인데 벌써부터 부모의 혈관에 빨대를 꽂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들, 그 방을 쓰는 대신 2가지 옵션을 제안하고 싶은데 들어 볼래?’

‘옵션이요 뭔데요?’

‘너도 알다시피 그 방은 지금 학생이 쓰고 있는데 월세 40만 원은 네 몫이다. 가능하겠니?’

‘아니 아빠, 무슨 아빠가 자식한테 월세를 받아요?’

‘왜 안되니?’

‘아직 돈을 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월세를 내요’

‘대신 보증금은 없어도 되니 월세가 해결되면 네가 방을 쓰는 걸 고려해 볼게, 열심히 노력해서 월세가 가능면 그때 다시 이야기 하자’

아들은 툴툴거렸지만 생각해 보기로 하고 그날의 대화를 끝냈다

며칠이 지났을까. 제안에 따르겠다는 아들의 답변이 왔다. 하지만 2가지 옵션이라고 사전 제안을 했기 때문에 한 가지 남아 있는 옵션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다

‘그때 2개의 옵션이 있다고 했던 것 기억나니?’

‘네’, 또 한 가지는 뭐예요’

‘너도 눈치챘겠지만 전기료, 가스 값, 물 값 등과 같은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하는데 겨울을 기준할 때 많으면 15만 원 까지도 나올 수 있다. 물론 아끼면 훨씬 적게 나오겠지?’


아들의 표정이 상상되는가?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 또한 합의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아들은 자기만의 사업 공간(실용 음악 교습소)을 갖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자기 발로 뛰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물론 초도 비용으로 방음 드럼 부스와 일반 드럼, 전자드럼, 피아노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악기는 구입해 주었다. 아무리 월세를 받는 부모지만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것들까지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기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비용까지 스스로 해결하면서 준비할 경우 적어도 수년 내엔 불가능하다. 때문에 디딤돌은 깔아주기로 한 것이다.

그때부터 아들의 눈빛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레슨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으기 위한 홍보는 물론, 자기 사업에 필요한 갖가지 요소들을 골몰하기 시작했다. 1년여의 기간이 지나면서 교습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물론 운영 노하우 등을 숙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월세는 밀리지 않았고 상당 수준 저축액을 늘려가고 있다.

이제 아들은 2단계 목표인 실용 음악 학원을 설립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실용 음악학원이 궤도에 오르는 그때가 경제적 관점에서 확실히 독립하는 시기 일지 모른다. 부모로서 그날이 하루라도 빨라졌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사업주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득은 담보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세일즈맨이 상품을 팔지 못하면 역시 소득은 없다. 실적이 깡패이고, 실적이 인격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김훈 작가의 글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먹을거리는 반드시 돈을 경유하게 되어있다.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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