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그리워하는 내 마음

by The 한결


<그리움>


“아,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뭔데? 뭘 보고 있는 거야?”


아내가 낡은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이런저런 넋두리를 하네요.

가족사진을 보면서 어릴 적 추억에 빠졌나 봅니다.

처남들과 처제, 그리고 아내의 어린 모습은 언제 봐도 정겹습니다.

코흘리개 아이였던 이들이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이 되었으니

시간이 참 많이 흐른 것 같습니다.


“이 시절로 돌아가면 엄마도 다시 볼 수 있겠지?”

“그렇긴 하지. 그런데 그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닐 거야.”


아내는 돌아가신 장모님을 많이 그리워합니다.

자신에게는 생의 뿌리인 엄마이기에 당연한 일이겠지요.

시간이 지나 조금 무딘 듯한 느낌도 들지만 여전한 마음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떠난다는 사실은

남아 있는 모두에게 크나큰 마음의 짐이 됩니다.

간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먼 길 떠나신,

나에게 둘도 없는 내리사랑을 해주셨던 나의 장모님, 아내의 엄마.


“엄마, 큰딸 왔어. 엄마가 좋아하는 강서방하고 함께 왔어. 들려?”

“(환한 웃음과 함께 말씀은 없으셨지만 반기시는 눈빛)”

“엄마 기운 내, 나을 거야 꼭! 힘내.”

“(여전히 애절한 눈빛만 보이시는 장모님)”


하늘이 무척 원망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제발 이 일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으면,

이런 일은 내 생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부디 이 현실이 내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수많은 바람들.

그 바람들이 무참히 허공에 흩뿌려지던 때

우리는 참 많은 시간을 하늘에 대고 원망스러운 통곡을 떨치곤 합니다.


“자기 말이 맞는 것 같아. 옛날로 돌아가더라도 운명은 그대로겠지.”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이미 정해진 일은 바꿀 수 없으니까.”


어차피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고,

이미 일어난 일들은 하나의 사실이 되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겠지요.

마치 처음부터 정해진 일이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장모님을 알게 되어서 행복해.”

“맞아. 자기를 굉장히 좋아하셨지. 강서방 하면 끔뻑하셨으니까.”

“짧았지만 난 그걸로 감사해. 항상 기억하면서 살아갈 거야.”

“엄마 많이 보고 싶다. 그리워.”


아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이내 떨어집니다.

한 방울 두 방울 지나 콧물이 훌쩍.

저는 넌지시 바라보다가 무심한 척 화장지를 건넵니다.

저까지 울면 안 될 것 같아서.

이런 일이 여러 번 되풀이되면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 이면에는 장모님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이 들킬까 항상 조심하는

작고 여린 아이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엄마, 저의 장모님,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세요.”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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