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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호 Feb 01. 2020

밥과 빵 그리고 아보카도

사람은 빵을 만들고 빵은 사람들의 추억을 만든다 

아보카도와 밥

아보카도를 처음 맛본 건 10년 전 뉴질랜드에서였다. 그곳에서 아보카도 농장을 운영하시던 농장주분이 누이가 일하는 현지 병원에서 신장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이셨다. 그 농장주 환자분은 아보카도 수확철(매년 8월~2월) 동안 병원에 올 때마다 매번 낙과*라는 이유를 대며 자기 농장 아보카도를 듬뿍 가져와 자기 마음을 병원 의료진들에게 표하셨다고 한다. 한동안 겨울마다 뉴질랜드로 휴가를 갔던 나는 누이 덕분에 정말 원 없이 공짜 아보카도를 맛볼 수 있었다. 보통은 성경김 같은 조미김에 아보카도를 싸서 따뜻한 밥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맛은 정말 특별했던 것 같다. 요즘도 가끔 한겨울이면 그때의 아보카도가 생각난다. 

 * 아보카도는 과일


아보카도와 빵

아보카도는 빵과도 잘 어울린다. 아보카도가 건강에 좋은 슈퍼 푸드 식재료로 알려지면서 아보카도는 요즘 괜찮은 브런치 맛집들의 핫한 필수 메뉴 아이템이 되었다. ‘대전의 의/식/주/’ 중 ‘식(食)을 대표하는 존재감으로 자리 잡은 ’ 튀소(튀김소보로의 애칭)‘를 테마로 한 지역 공공미술관의 협업 전시 기획을 의논하는 날도 우리들의 테이블에는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올려졌다. 성심당 DCC점의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도 단골 고객들이 애정 하는 브런치 메뉴이다. 얼핏 보면 바질 페스토처럼 생긴 아보카도 속살을 으깨어 만든 과카몰리(guacamole)가 발라져 나오는 데 크림치즈와 그리고 빵과 잘 어우러지며 고소한 맛의 앙상블을 만든다. 시간이 지나 이때를 다시 추억하게 되면, 튀소 40돌 전시의 기획을 위해 만난 분들과 함께 나누었던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생각날 듯하다.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롯데점(대전)에는 없습니다. 다른 2가지 샌드위치는 지금 만들고 있어 곧 나옵니다. “ 코로나 바이러스 탓일까? 설 연휴가 막 지난 평일 낮 점심시간 백화점 지하층의 푸드코트에 사람들의 북적임 없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한산하다.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생각나 일부러 들렀는데, 생각보다 계란이나 햄치즈처럼 아직은 실물을 만나기가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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