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둑썰기'도 귀찮은 맘이 들 땐 '카레고로케'도 좋다.
“오늘은 뭐 해 먹지?”
코로나 19로 집콕과 홈쿡이 늘었다. 날씨가 쌀쌀해져 바깥 기온이 내려가니, 만능 메뉴 카레가 먼저 떠오른다.
카레는 늘 확실한 답이었다.
대학을 다니느라 집을 떠나 자취생활을 하는 동안에 뭔가 에너지가 필요할 때면 늘 선택은 카레였다. 고향집의 집밥과 같을 순 없었지만 그래도 카레 하나면 충분했다. 나의 유일한 요리 신공 ‘깍둑썰기’ 기본기도 카레로 배웠다.
이제는 좀 아득해졌지만, 예전에 여행을 좀 할 때도 여행 중간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뭔가 재충전이 필요하면 역시 선택은 카레였다. 나라마다 재료는 조금씩 달랐지만, 카레는 다행히 어디에나 있었다. 카레의 맛을 내던 코코넛과 이름 모를 야채들, 그리고 카레에 곁들여 나왔던 렌틸콩, 병아리콩은 넓은 세상과 다양성을 여행자인 내게 덤으로 알려주기도 했다. 여행지에서의 카레 선택은 언제나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요즘 카레를 찾는 사람이 부쩍 더 많아졌다고 한다. 카레 가루의 강황은 커큐민(curcumin)이 주성분인데, 커큐민이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사람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레가 코로나 19 시대에도 또다른 의미의 확실한 답이 된 셈이다.
“오늘은 뭐 해 먹지?”
연일 홈쿡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날은 ‘깍둑썰기’마저도 귀찮은 맘이 드는 때도 있다. 그럴 땐 가끔 카레고로케도 좋다. 촉촉한 매콤함과 고소한 바삭함이 마음을 채워주고 기분을 일으켜주는 카레 고로케가 어떤 날은 평범한 듯 특별한 답이 되어주는 듯하다. 아무튼 카레가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