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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19. 2018

“~같아요” 어림짐작의 말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 의견을 이야기할 때 '그렇다'는 명확한 말 대신 '같아요'라는 어림짐작의 말을 쓰기 시작한다.

국립국어원에서 낸 한국말 사전에 보면 '같다'는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고 정의한다. '~이라고 짐작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어제 본 SBS 예능 <정글에 법칙>에서 출연자가 말했다.

지난번 정글에 다녀와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딴 것 같아요.


자격증을 딴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왜 어림짐작의 말을 사용하는지 알 수 없다. 유행어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같아요'로 끝나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런 말은 정말 그렇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는 것인지 흐리멍덩한 말처럼 느껴진다.  



도대체 왜 이런 말이 계속 퍼지며 사용되는지 가만히 생각해봤다.


1. 자신의 말을 상대가 공격할까 두려워 '그럴지도 모른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2. 정말 그렇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 '어림짐작'으로 말하게 된다.

3. 원래 어림짐작하는 단어가 아닌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사용한다.

4. 남들이 사용하니까 '유행어'인 줄 알고 사용한다.
    - 유행어로 알고 사용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다들 너무 많이 사용해서 굳이 예상 항목에 넣어봤다.



물건을 '잃어버리다'와 생각을 '잊어버리다'를 혼돈해서 사용하는 사람도 꽤 많다. 엄마 손을 놓고 뛰어가는 아이에게 "그러다 엄마 잊어버린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그때마다 그런 말을 한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을 정도다. 잃다와 잊다의 의미를. (한 대 맞으려나?)


각설하고,

사람들이 '같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말했으면 좋겠다. 나는 대단한 국어 국문학자도 아니오, 바른말 쓰기 운동본부 회원도 아니다. '같다'라는 불명확한 말을 사용하는 우리 사회가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삶 때문에 지쳐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군가는 지나친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가 아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언어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다. 고전이나 속담도 시대에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그러니 이런 어림짐작의 말이 퍼지는 이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궁금함의 일부는 사회에 대한 '걱정'이다. 다른 일부는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이쁜 것 같아요. >  너무 이뻐요.
요즘 바쁜 것 같아요. > 요즘 너무 바빠요.
사람들이랑 어울리기 힘든 것 같아요. >  사람들이랑 어울리기 힘들어요.

*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하는 1人일뿐입니다. 오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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