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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l 03. 2018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나만의 새벽도 끝나간다.

일어나 눈을 비비며 체중계에 올라선다. 도대체 살은 언제 빠져? 몸무게가 줄었다. 휴우~ 안도한다. 땀 빼며 운동한 보람이 있다. 


베란다 문을 연다. 집안의 공기와 다른 바깥공기가 훅~ 하고 들어올 때의 기분이란! 이곳이 서울의 공기여도 좋다. 비가 오고 있을 것 같던 하늘 저 멀리 밝은 빛이 보인다. 구름이 하늘을 곧 막아버릴 기세지만 잠깐이라도 얼굴 비춘 하늘이 반갑다. 잠시 서서 하늘을 본다. 


돌아서며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를 만져본다. 장마에는 역시 건조기가 필요해... 음... 물욕 금지! 그래, 언젠가 마르겠지... 돌아선다. 


책상에 앉는다. 고요히 새소리가 들린다. 한 손에 앉힐 수 있을 만큼 작은 새들의 속삭임이다. 저 멀리 이름 모를 새들이 아침 식사 이야기를 나누듯 조잘거리며 정겹다. 까마귀가 크~게 운다. 너희들 좀 조용히 하라는 듯 울고 나자 다른 새들은 입을 다문다. 고요해진다. 잠시 후 멀어진 까마귀 울음이 울려 퍼진다. 다시, 새들은 수다를 떨며 오간다. 까마귀가 마을 안내라도 한 듯 아까보다 더 크게 재잘거린다. 


윗집인지, 옆집인지, 아랫집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진동이 울린다. 매일 같은 시간인 것을 보면 그 집도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하나 보다. 진동은 멈추지 않는다. 한동안 꺼지지 않고 계속 울린다. 깊은 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나? 깨워주고 싶다. 십여분 지나고 나서야 조용해진다. 작은 쿵쾅거림. 일어났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 


조금씩 동네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운동 나가는 아줌마들 목소리가 들린다. 저 멀리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많아진다. 오가는 자동차 소리, 물건 나르는 소리, 음악소리도 들린다. 점점 많은 소리가 섞인다. 나만의 새벽도 끝나간다.


짧은 알람이 울리고 커튼 젖히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집도 하루를 시작하려나 보다. 아침을 준비하러 나가야겠다.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음... 계란을 삶고 토마토를 먹자. 커피는 사무실 가서 마시는 것으로. 나의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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