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과 편안함은 같은 값

by 지금이대로 쩡

2014년 판 심리 과학 경향 저널(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에 조지아 리젠트 대학(Regent University) 심리학 교수인 데보라 사우스 리챠드 슨(Deborah South Richardson)이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크게 상처를 주는 ‘일상의 공격성’에 대해 1974년부터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 ‘우린 늘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힌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밝혀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이가 “왜 맨날 나한테만 그래? 내가 만만해? 나는 뭐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사람이야? 왜 나만 계란 프라이 안 줘? 나만 콩자반 주고, 그리고 왜 노을이만 월드콘 줘? 통닭도! 아저씨가 나 먹으라고 준 건데 왜 나만 날개야?”하며 서러움을 토해냈다. 이어서 “왜 나만 덕선이야. 왜 나만 덕선이냐고. 언니는 보라고 얘는 노을인데 나만 이름이 덕선이냐고!” 소리 지르며 울면서 집을 뛰쳐나간다.


둘째의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포장하기에 덕선이의 상처는 크다. 공부 잘하고 이쁜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있는 둘째의 상처다. 주인공 덕선이는 성격이 좋고 이해심이 높은 아이다. 왈가닥 성격에 뒤끝 없는 아이다. 부모는 그런 성격 덕에 다른 자녀와 차별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상처받은 것을 잊지 않고 하나하나 나열하며 폭발했다.



조성기의 『미움 극복』 에서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착각이다”라고 했다.


가족의 상처는 어떤 것보다 크고 오래 남는다. 가족을 생각하면 따뜻함, 안정감, 화목함, 사랑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그런 긍정적 감정이 무너지면 더 큰 상처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된다. 큰 상처를 준 남은 안 보고 살면 그만이다. 가족은 상처 주어도 봐야 하고 보지 못할 경우 가슴 한편에 돌덩이처럼 남아 있게 된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쁨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가정의 웃음”이라고 사상가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는 말했다.


소중함과 편안함이 같은 값이라 생각하면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줄일 수 있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낮추면 불편함이 올라간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올리면 편안함도 같은 값으로 올라간다. 그것을 기억하면 된다. 가족을 ‘가장 편한 사람’ ‘만만한 사람’ ‘당연한 사람’으로 여기지 말고 ‘소중한 사람’ ‘귀한 사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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