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이대로 쩡 Dec 10. 2018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한컷 사진에서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모은다


이리저리 맞춰보려

애써 본다


시간의 순서가,

의식의 흐름이,

제멋대로 흘러간다


화창한 봄날을 긁적여둔 글에서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모은다


애써 모으지 않아도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아가

추억으로 떠오른다


시간의 순서가,

의식의 흐름이,

물결치듯 맞춰 흘러간다


따사로운 햇살에 초록이 웃음 짓는

봄날로 돌아간 듯

기억은,

흩어졌다 금세

추억으로 모여든다


나에게 글쓰기란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

흩어진 마음의 파편들이

자리를 잡는 것,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왜요? 의문을 가지지 않은 자,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궁금했다. 내 안의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 내 안에 무엇이 소리치고 있는지. 욕망인지, 사랑인지, 아픔인지 또는 그 무엇인지!     


마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영혼의 소리침을 듣고 싶었다.


나란 존재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심연의 모든 것을 꺼내 보고 싶었다. 


사진은 순간을 남긴다. 한 컷에 연결된 수많은 장면을 따라가야 한다. 그 속에서 순간의 감정을 찾아야 한다. 기억의 조각이 이어지다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시간의 순서와 의식의 흐름이 제멋대로 군다.     


글은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간다. 글을 쓰는 순간의 감정을 오롯이 담는다. 잔잔한 호수 위를 거닐었는지 높은 파도를 만났는지 흐르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는 그곳에 서 있다. 시간의 순서와 의식의 흐름이 맞춰 흘러간다. 


내 안에는 수많은 말이 제멋대로 흩어져 있다. 그것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다 만난 곳이 글쓰기다. 제멋대로 돌아다니던 말들이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 내 안에서 밖으로 토해내듯 글로 만들어진다.


나에게 글쓰기란 무의식의 조각들을 찾아내 의식으로 맞춰가는 것, 그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하는 에너지보다 듣는 에너지에 힘을 써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