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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05. 2018

남과 나를 비교하는 순간 비참함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 자신의 상황을 남과 비교하며 이야기할 때 “비교라니요? 당신을 우주에 딱 한 명만 존재하게 하기 위해 신은 며칠 밤을 끙끙 앓으셨답니다.라고 말해준다. 박민우의 『가까운 행복 tea bag』에서 읽고 마음에 와 닿아 기억하고 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나’, 신이 고민한 ‘나’라 생각하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꽤 괜찮아 보인다.      


그대로의 꽤 괜찮은 자신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은 남과 ‘비교’하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두 가지 의미의 다른 단어를 넣고 비교 함수를 돌리면 ‘A와 B는 일치하지 않습니다.’의 결과가 도출된다. 비슷한 사람을 입력하지만 사람의 비교 결과는 언제나 ‘A는 B보다 더 좋은 것입니다.’로 나온다.           


비교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의 데이터는 이미 입력 데이터부터 오류이다. ‘A는 B보다 더 멋지고 좋을 거야’라는 지레짐작 데이터가 입력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설정된 대로 결과는 언제나 ‘A는 B보다 좋다 ‘라고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람의 비교란 애초에 오류로 시작되었고 결과도 오류다. 비교는 보통 자신의 약점과 상대의 강점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는 언니 오빠와 나이 차가 꽤 많이 난다. 어릴 때 친구들은 그런 나를 부러워했다. 이미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언니 오빠 덕분에 친구들과 달리 선물 받은 원피스와 구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으쓱했지만 나 역시 친구들에게 부러운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등하교를 함께 해주고 남자아이들이 괴롭힐 때 찾아와 혼내는 한 두 살 터울의 형제자매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휴일에도 나는 심심해서 친구 집을 찾아야 했지만 그들은 집에 있어도 심심해하지 않았다. 이렇게 비교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에게 배고픔이나 목마름의 욕구처럼 남과 비교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며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형제자매를 두고도 각자 다른 기준으로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Leon Festinger)-

요즘 SNS로 인해 카.페.인.우울증(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맛집, 해외여행, 모임 등의 사진이 올라오는 SNS 속 다른 사람의 일상에 비해 자신은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김현철, 공감과 성장 정신건강 의학과 의원’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10~20대 환자 50% 이상은 ‘SNS로 인한 우울감’을 보인다고 한다. 실제 미국 미주리 과학기술대 연구팀이 대학생 21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SNS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SNS를 보고 우울감을 느낀다면 그대로 흉내 내면서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된다. 친구의 SNS에 하루가 멀다 하고 음식 사진이 올라왔다. 나는 친구가 늘 여유롭게 맛집 투어를 다니며 사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와 만나고 헤어진 며칠 후 친구의 SNS를 보니 같이 먹은 음식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실제 음식 맛은 별로였다. SNS에 올라온 사진은 여느 맛집에서 나오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우리는 남과 비교할 때 겉모습만을 본다. 다른 사람의 삶을 확대경으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맛과 상관없이 일상을 기록했을 뿐인 친구의 SNS를 본 나의 눈처럼 말이다.


자신의 행복의 기준을 다른 사람으로 두지 않으면 된다.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정작 자신의 행복은 보지 못한다.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는 “비교는 행복을 훔쳐가는 도둑”이라고 했다.      


자신의 행복을 도둑 맞고 싶다면 끊임없이 남과 비교해서 비참함을 맛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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