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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an 11. 2019

​커뮤니케이션은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

워낙 유명한 식당이라 11시 10분경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섰다. 두 발을 식당 안으로 내딛기도 전에 쩌렁쩌렁한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안 해요!!!"

"아직 안돼요? 그럼 여기서 기다려도 돼요?"

"안돼요! 안돼! 오늘 주방 아줌마가 한 명 늦게 와서 아직 안돼요."

"그럼 몇 시에 오면 돼요?"

"40분 넘어서 와요! 40분!"


어쩔 수 없이 한 손에 잡고 있던 문을 놓고 식당을 나왔다. 다녀본 식당이고 20분에는 주문이 가능했던 곳인데 40분이라니? 분명 늘 보이던 6명의 아주머니가 모두 눈에 읽혔다. 어쩔 수 없이 식당 앞에서 친구를 기다렸다.


5분 후, 아저씨 네 명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나와 같은 신세가 되겠구나 싶어 줄을 서기 위해 문 옆으로 붙어 섰다. 한데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친구가 도착했고 전후 사정을 설명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몇 명이세요?"


으응??? 

아저씨 네 명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은 시간이 22분, 사람들이 물밀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쾌한 기분과 의문이 들었다. 계산할 때 이유를 물어봐야겠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친구가 벽에 붙은 안내를 보라며 손짓했다.

11시 30분부터 1시까지는 직장인 점심시간이라 혼잡합니다. 혼자 식사하실 분은 1시 이후에 오세요.

내가 혼자 온 손님인 줄 알았던 것이다. 몇 명이냐 물어봤으면 오해가 없었을 텐데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해버린 아주머니. 연세가 있으신 아주머니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매끄럽지 못함을 이해하기로 했다. 몇 명인지 물어보고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출근하지 않은 아줌마 핑계를 대는 수고로움보다야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별말 없이 나왔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어원은 '나누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꼬뮤니까레(Communicare)라고 한다. 앞이 'co'로 시작하면 '함께, 같이'라는 뜻으로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뜻을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게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스킬이다. 정해진 규칙을 아주머니 방식대로 통보할 것이 아니라 일찍 와준 손님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일까.


@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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