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이대로 쩡 Jan 16. 2019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5년간 모은 회비로 곧 부부동반 여행을 떠난다. 패키지여행을 좋아하지 않고, 단체 여행을 가본 적 없어 평소와는 다른 기분이다. 한국의 패키지여행은, 세계 8대 불가사의라 할 만큼 좋은 시력(빠르게 보고 지나가려면)과 무한 체력(단시간 내에 여러 곳을 방문하려면)이 필수다. 단체 여행은 구성원의 특성, 분위기에 따라 매너를 상실한 집단 이기주의가 되기도 한다.


7살 조카를 데리고 갔던 패키지여행에서 우리와 부녀 여행객을 제외하고 부부동반 십여 명이 있었다. 가이드마저 부부동반 모임으로 온 듯 함께 술 마시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 후기 타이핑에 힘을 줬던 기억이 난다. 젊은 싱글이었던 나도, 어색한 부녀 여행을 온 두분도 나서서 한마디 하지 못했는데, 부부동반 모임의 배려 없는 여행 스타일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 주인공 해리의 대사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 MBA 과정 CEO들을 대상으로 '당신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이 무엇인가'하는 조사에서 93%가 '대인관계의 매너'를 뽑았다. 매너를 지키는 인간관계를 가진다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매너는 인간관계의 중요한 실력 중 하나다. 실력은 좋은데 싹수가 없다는 말의 싹수는 매너가 없다는 뜻이다. 회사에서 실력뿐 아니라 비즈니스 매너, 인간관계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매너 있는 구성원이 높이 평가됨을 말해준다. 매너 좋은 사람은 보통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매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다.


이전 여행에서 만난 부부동반 여행객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것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은 자세 때문이다. 함께 탄 배에서 술을 궤짝으로 마시며 춤추는 여행, 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떠드는 여행을 할 거라면 본인들만의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게 맞다. 가족 여행을 우리만의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으로 선택하는 이유가 부담 없는 여행을 하기 위함 아니겠는가.  


매너는 습관이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습관적으로 나오는 버릇이 있다. 나는 예전에 터덜터덜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사는 사람처럼 걸었다. 뒷모습을 보고 충격받아 걸음걸이를 바꾸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 습관은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면 몸에 익히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매너 없는 단체 여행객으로 기억되지 않도록, 그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다짐하는 여행이다.


@ Photo by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너의 말이 맞다고 내가 틀린 것은 아니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