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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r 31. 2019

부활

<레프 톨스토이>

소설은 살인누명을 쓴 카튜사의 재판 배심원으로 참석하게 되는 공작 네흘류도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타 공작들이 그러했듯 아무런 죄의식도 없는 방탕한 삶에 익숙했던 네흘류도프가 카튜사를 보고 오래전 젊은 시절의 죄를 깨닫게 되면서 삶에 대한 시선이 변화하게 된다. 누구나 젊은 시절의 혈기 왕성함을 하녀를 통해 풀었고 그것이 아무런 죄도 되지 않던 시대를 살았던 네흘류도프. 그를 사랑했던 카튜사는 그 일을 겪은 후 방황하다 창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술과 담배, 남자에 치여 자신을 버린 카튜사는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게 되지만 진실을 밝힐 방법을 알지 못했다. 배심원들의 오판에 결국 시베리아행을 가게 되는 카튜사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네흘류도프는 동분서주한다. 


작가 톨스토이의 자전적 소설이며 그의 생 마지막 작품이라는 <부활>은 작가의 깊인 고뇌와 방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대지주였던 공작 네흘류도프는 젊은 시절 공기나 물처럼 땅을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의 타락한 삶과의 악수를 했다. 카튜사를 만나 자신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깨닫고 다시 젊은 시절의 시선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을 농노들에게 나눠주며 그들이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준다. 카튜사를 통해 알게 된 재수들을 위해 힘쓰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남은 생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공작들의 삶은 부유했으나 농노들의 삶은 비참했으며 고통받는 이들의 소리는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종교는 침묵했고 사회는 외면했다. 시대는 다르지만 소설 <부활>이 지금껏 회자되고 있는 것은 그런 고통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주인공 네흘류도프처럼 살았던 작가 자신의 참회를 위한 작품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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