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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09. 2018

이기적이고 상처 주는 사람이 나일 수도 있다.

사람은 보편적으로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발견하고 말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좋은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경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정치인들의 세계다. 경쟁후보의 사소한 단점이라도 찾아내면 맹렬히 공격한다. 장점을 보고 판단해야 할 국민은 단점만 부각되는 정치인들의 경쟁으로 누굴 찍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공방을 주고받다 보면 결국 비난하던 자신의 단점도 드러나게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전 여론조사에 앞서 나갈 때였다. 선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불복하는 것 아니냐 비판했지만, 정작 자신이 낙선하자 재검표를 주장했다.

톨스토이(Граф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는 말했다. 
“사람은 때때로 남의 결점을 파헤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돋보이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람은 총명하고 선량하면 할수록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한다. 그러나 어리석고 짓궂으면 그럴수록 남의 결점을 찾는다.”      

거울 속의 나는 언제나 무표정이다. 화장할 때 슬쩍 찡그리거나 (여자들만 아는 아이라이너 화장할 때  표정) 만족스러운 의상 선택에 엷은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본다. 잠깐 보이는 표정의 변화를 빼면 대부분 무표정하다. 거울 속의 모습만 보다가, 휴대폰 동영상에 찍힌 내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 같다. 평소 행동하며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살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마저 낯설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어떤 모습으로 말하고 행동하는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웃는 표정만 기억할 수 있다.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쉽게 잊어버리는 것처럼.      


일본에 사는 언니를 둔 동네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친구 집은 일본에서 가져온 밥솥을 썼다. 플러그 모양이 달라 밥도 못해 먹는 밥솥이라 말한 다른 친구에게 돼지코(220V와 110V 전환 플러그)도 모르냐 핀잔을 주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핀잔받은 친구는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정작 한국 밥솥 사용법은 몰랐다.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어떤 위치의 버튼을 누르면 밥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뿐 ‘취사’를 눌러야 밥이 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모를 때 “그것도 모르냐” 핀잔을 날리지만 정작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자신이 모를 때는 “그럴 수도 있지”하며 합리화한다.      


자신이 가진 장점과 단점, 표정, 말버릇 등 진정한 모습을 알 필요가 있다. 이중잣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거나 평가하지 않는지, 지나치게 상대의 결점을 지적하지 않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싫어하는 상대의 행동을 자신이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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