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시간이 없어 " 말이 늘었다. 운동을 해야 하는 거 알고 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남는 시간 있으면 운동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애를 키우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동생들은 말했다."책만 읽지 말고 운동을 먼저 해요.. " 말 흘러 보냈다. 운동보다 책 읽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장시간 동안 책 읽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한쪽 다리가 저리면서 혈액순환이 돌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 그게 아니었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 첫째 아들 졸업식날 고개를 숙이는데 호흡이 거칠어졌다. 바닥이 울렁울렁 돌아가면서 천장도 돌았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해서 피곤해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대변이 마려웠다. 잠을 자다가 이런 적은 처음이라서 불안함이 밀려왔다. 다음날 이비인후과 병원에 가니 메르 에르라고 했다. 이비인후과 선생님께서 는 "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 그림 아시죠? 회전축이 돌아서 그런 거예요. " 메르 에르와 이명이 왔다. 일상의 모든 소리가 내귀로 모아졌다. 버스나 타면 사람들 목소리 귀로 흡입이 되면서 호흡이 거칠어서 죽을 거 같은 공포를 느꼈다. 2주 정도 약을 먹었다. 예전 내 몸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건강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휘청 거리며 균형을 잃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서 의자에 앉아서 한참 울고 나서 다시 집으로 걸어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처럼 느꼈다.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감사한 일였다.
모든 일상이 기적이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건강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파트 입구 들어섰을 때 엘리베이터 옆에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계단운동을 해보자. 휘청거리는 몸으로 계단을 오르는 게 어려워서 옆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 갔다. 오르면서 아이들, 남편이 얼굴 떠오르면서 올라갔다. 가족들과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제일 하고 싶은 게 여행이었다.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고 해서 많이 다니지 않았다. 여행을 다니려면 내가 건강해야 한다고 동기부여를 하며 이를 악물고 계단 오르기 했다. 6개월 정도 지나니 88층 계단 오르기 성공했다. (22층 아파트 4번 오르기 88층 계단 오르기 ) 운동하니 메르 에르 괜찮아졌고 건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