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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May 02. 2023

그림자 아이가 울고 있다.

8살 아들이 색연필 들고 스케치북위에 그림을 그린다.  아들 옆에 커트머리 여자아이가 그림을 그린다. 그 후 여자아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여자아이가 본 후  사소한 일에도 자주 놀라고 초조해졌다. 그래서 마음의 불안과 긴장이 높아졌다. 아이에게 도망칠수록 더 자주 나타났다. 어린 시절 지우고 싶던 기억이 불현듯 보였고  마음이 괴로웠다.  그럴수록 아이는 내 몸과 마음을 꼭두각시처럼 조종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멀쩡한데 왜 나만 이럴까?"


생각이 맴돌면서 떠나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에 내렸을 때였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저마다 색깔이 있는데 나만 무채색인간처럼 보였다. 벗어나고 싶어서 명상 시작했다.   10분에  상처 장면들 보였다. 감당할 수 없는 상처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숨이 차올랐다. 과거는 지울 수 없다. 지우고 싶어서 도망칠 수 더 거칠게 다가왔다.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로 했다. 마당이 보이고 엄마와 친정할머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초록색 택시가 도착했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택시를 타고 말없이 떠나갔다.  택시를 잡으려고 뛰어가지만 멈추지 않는다. "엄마 가지 마.. 나 두고 가지 마.. "달려가지만 택시는 멈추지 않았다. 그날부터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버리고 간 엄마가 미웠다. 나뭇가지로 꺾어서 마당에 엄마 얼굴 그린다. 엄마가 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울었다. 하얀색 분필로 벽에 엄마를 그린다.  삼촌은 매일 울던  날을 부엌으로 끌고 가서 때렸다. 


" 내가 왜 맞아야 하는지?"


멍이 든 종아리보다 심장이 아팠다.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아야 할 아이였을까? 아이는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  슬픔을 감당하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아이에게 다가가서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혼자서 많이 힘들었지.. 늦게 와서 미안해. 넌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야..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야.."손으로 눈물  닦아주었다. 아이 손을 잡고 푸른 들판으로 나왔다. 실바람이 부는 곳에 아이는 뛰어나면서 웃는다. 아이를 위한 준비한 꽃다발을 주었다. 처음으로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며 환하게 웃는다. 그러면서 두 팔 벌려서 나를 안아준다. 그런 아이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 긴 아픔을 견디고 살아줘서 고맙다고.."여러 번 말했다. 어린 시절 엄마와 이별은 생명을 잃은 것과 같았다. 아무 말 없이 떠난 엄마가 미웠다. 엄마와 이별과 삼촌의 폭력으로 불안과 긴장 속에서 살아왔다.  상처기억을  피할고 싶어서 도망쳤다. 그럴수록 아이는 더 커지고 불안과 긴장이 높아졌다. 용기를 내서 마주하기로 했다. 매일 10분 명상하면서 과거의 시간이 보여주었다. 장면을 보면서 흘러간 과거 시간을 지울 수 없다는 걸 알았고 그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달려가서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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