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단 문틈 사이로 화내는 엄마와 고개를 숙이고 있는 4살 남자아이가 보인다. 이마트에 장 보러 왔다가 두발을 멈추고 두 사람을 지켜본다. 차가운 기운이 흐르고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다. 화내는 엄마의 모습이 내 모습으로 동일시된다. 다가가서 엄마를 안아주고 싶다.
저 엄마도 나처럼 어린 시절 상처가 많았을까?
아님 육아를 보는데 마음이 지쳐서 그럴까?
누군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필요할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화를 내고 나서 축 처진 어깨 안아주고 싶다.
틈사이로.. 가려진 공간에서 감정이 솔직하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 어린이집 등.. 있을 때 미소를 짓고 있다. 난 현관문을 열고 들오면 방바닥에 바로 널브러져 있다. 아이들에게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예민하게 반응한다. 혼자서 재충전이 시간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서 그렇다. 남편은 아이들이 잠들 때 도착한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나서 뒤돌면 미안해진다.
"아까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
" 괜찮아요 엄마 "
아이들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 준다. 아이들이 나를 키우고 사랑을 알려준다. 넓은 마음으로 사과를 받아주는 마음이 나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둘째 아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옆에서 해맑은 미소 지으면서 " 엄마 꼭 안아줄 거야.. 더 안아줄 거야 " 다정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가 되어서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어린 시절 늘 사랑이 그리웠다. 엄마가 되니 아이들의 무한사랑을 받으니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이 따뜻하게 안아주면 따뜻한 체온이 느껴진다. 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이렇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