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서 이문세가수 '나는 행복한 사람 '노래가 들려온다. 눈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물이 나는데 끝까지 노래를 듣고 싶다. 걸어가면서 어린 시절 엄마와 손잡고 가던 기억이 보인다. 엄마와 떨어지고 친정할머니댁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 배를 타고 친척 이모네 집에 왔다. 할머니는 나를 데리 오셨다.. "할머니 가기 싫어. 지금 여기서 살 거야. 그냥 가 할머니 " 할머니께서는 실망스러운 표정 .기억은 끊어졌다.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머리 두통이 온다. 일주일이 지나도 두통은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지 않는 두통에 화가 난다.잊고 싶은 기억에 짜증이 났다. 떨쳐버리고 싶고 지워버리고 싶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잊고 싶던 기억으로 머리가 아프고 호흡이 가빠졌다고 말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지금 아니더라도 그 사건에 연관된 일, 사물, 사람등 있으면 와. 피할 수 없는 일이야.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야."
증상이 트라우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과거를 지울 수 없다는 게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지울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다음날 기억은 이어졌다. 10분 명상에 영화처럼 보여준다. 추운 겨울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린다. 건물사이에서 이문세 아저씨 노래가 흘러나온다.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어디로 빨리 걸어간다. 미소 짓는 가족들 사이, 다정하게 걷는 커플 사이를 나와 엄마는 유령처럼 지나간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면서 고개를 숙이 바닥만 보고 걸어간다. 모든 사람들은 색이 있는데 나와 엄마는 회색인간처럼 느꼈다. 소외된 사람.. 서로의 얼굴 보면서 웃고 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이 알 수 없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따뜻하고 행복하다. 왜 우리 가족은 그렇지 않은 걸까? 누군가 빠져있다. 바로 아빠였다.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두 글자다. 꺼내면 엄마가 더 슬퍼하고 아파할 거 같다. 어린 시절 상처가 기억에서 꺼내면서 이해가 되었다. 노래를 들었을 때 고통스러웠는데 억압된 감정을 해제가 되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친구가 알려준 방법을 산에 가면서 써보기로 했다.
"내가 아빠의 입장에서 나와 아빠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하면 좋을 거 같다."
산을 걸으면서 아빠의 형상을 떠오르면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운 목소리..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나온다. 상상만으로 실제로 만난 것처럼 감정이 느낀다. 내가 아빠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 아빠는 항상 우리 딸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짧은 인연으로 안타깝고 슬프구나.
우리 딸은 아빠를 볼 수 없었지만.. 아빠는 늘 곁에 있었어.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
그런 힘든 시간을 잘 견디고 버티고 살아온 우리 딸 고맙다.
우리 딸 아빠가 늘 곁에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
산책을 하다가 의자에 앉아서 눈물 닦았다. 한참 울고 나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복잡했던 마음이 하나씩 정리가 되니 두통이 사라졌다. 과거 슬픔은 꺼낸다는 건 고통스럽다. 피할 수 없었다. 이번이 지난다고 해도 언제 가는 찾아와서 고통을 찾아와서 한 번은 지나가야 하는 일이다. 과거기억과 마주하니 기억을 떠오르는 걸 힘들었지만 울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세상이 변화건 없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상처로 안갯속에서 희미하게 가려져 있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중한 가족들이 얼굴이 보인다. 아빠와 대화하고 나서 가족들과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