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분홍색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흔들린다. 귀가 먹먹해지더니 손가락 사이로 작은 떨림이 시작된다. 머리에서 허리까지 뻣뻣해진다.
토요일 아침
9시 출근 남편에게 반갑게 미소 짓고 배웅한다. 마음속으로 출근하지 말고 나랑 있어주면 안 될까 말하고 싶다.. 남편이 떠나고 난 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누워있고만 싶다.
어린 시절 꿈꾸던 가정을 이루었는데 허전하고 외로운 걸까? 생각할수록 거침 파도에 계속 몰려온다. 파도 온몸으로 맞고 젖는다
‘치 올 테면 오라지 이제 두렵지 않아.
난 두 아들 엄마라고’말한다.
감정에서 빠져나와 현실세계 온다. 더 이상 감정 휘둘리지 않게 환경을 바꿔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작은방 영화관 만들자고 했다. 이불 피고 옹기종기 앉아서 갤럭시탭에서 영화 고른다. 보고 싶은 영화가 달라서 10분 20분이 지난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예고편보고 괜찮으면 재생 버튼 누러서 보기로 약속했다.
넷플릭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 ] 결정되었다. 첫 장면 운동장 의자에 앉아서 혼자서 그림 그리는 여자아이가 보인다. 선생님이 다가와서 물어보지만 그림을 보여주기 싫어한다. 어린 시절 내 모습과 닮았다. 다른 사람 관심과 사랑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주인공 여자 아이는 자기 자신이 너무 싫어한다 .모든 것들 비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혼자 있는 게 편안하게 느낀다. 내 어린 시절 속마음 들켜버린 거 같다.
영화 중간쯤 안나와 마니 눈물 보이는 장면이다.
나도 따라서 운다 .어린 시절 혼자 있는 게 외로웠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 상처 때문에 사람 피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엄마 운다."
7살 아들이 말하면서 웃는다.
난 “그래 운다.”
말하며 눈물을 닦으면서 영화 집중해서 본다.
영화 속 두 친구는 비밀 친구였다. 만날 때마다 서로의 비밀 3가지를 말하기로 약속했다.
안나의 비밀 3가지 중 하나는 입양아였다.
부모님께 버려진 안나 장면이다.
내 무의식 속에서 엄마에게 버려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빠가 4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나와 남동생을 키우기 위해서 서울로 일자리 구하러 가야 했다. 그날 마당에서 초록색 택시를 타던 엄마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울면서 떠나던 택시를 찾으려고 달려갔지만 잡지 못하고 한참 동안 울었다. 그 후에 내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머니 집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선착장 걸어갔다. 갯벌 냄새와 바람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있었다. 배가 도착하면 사람들 속에 엄마 찾았다. 실망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배 보면서 쭈그리고 돌 위에 앉는다. 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이는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위로를 받았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몸은 기억은 하고 있었다. 엄마가 떠난 날 기억하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날 잠가 두었던 감정의 수도꼭지가 풀어져서 실컷 울고나니 시원했다.
어린 시절 힘들었을 텐데 잘 살아온 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어린 나에게 다가가서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감정이 정리가 되니 엄마 역시 나처럼 힘들어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상 속에서 몸의 기억이 똑 똑 튀어나온다.
기억의 조각과 마주할 때 과호흡, 머리아픔 , 심장이 빨리 뛰기 등... 피하거나 도망치고 싶었다.
이제는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오래전에 잊고 있었던 기억 찾아내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