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소중함에 대하여...
어제 살짝 멘붕이 와서 그랬던 걸까?
뭔가 하나씩 빼먹고 지나갔는데 이거 글 쓰는 것도 빼먹었다. 누가 딱히 채찍질할 내용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라고 할까? 그런 의미였는데 이렇게 어겨지게 되어 매우 아쉽다. 물론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이미 늦긴 했지만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습관의 소중함'에 대해서 휘갈겨 써 보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3학년.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 구석진 곳 대학, 망할 학점, 하고 싶지 않은 전공...... 대체 나의 경쟁력은 뭐지?'
없지... 그런 게 어딨나. 특별히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그땐 그랬던 거 같다) 공모전 따위는 있는지도 몰랐으며 지식은 정말 미천한 수준이라 딱히 뭐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 대학생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미친 듯이 공부를 하는 케이스가 많긴 했는데 그렇다고 그 케이스를 나에게 대입하기는 좀 애매하기도 했다. 학과 공부가 관심이 없었으니까.
자신 있는 거 하나.
일찍 일어나는 거. 나이 40이 넘은 지금까지도 자신 있는 것은 이거 하나뿐이다. 시계 알람 시작하고 딱 1초 안에 벌떡 일어난다. 피곤하든 어쨌든 이런 것으로 지각을 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알람을 아예 안 맞춰서 지각을 한 적은 좀 있는 거 같다 우헤헤)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단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열람실이 기억으로는 8시부터 오픈이었던 것 같은데(시험기간에만 24시간이었던 거 같다) 일단 7시 30분을 목표로 갔었다. 그 정도면 개나 소나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집에서 학교까지 2시간 걸렸다... 하하하
막상 또 일찍 가니 시간은 남는데 쉬하고 똥 싸고 하더라도 시간이 남았다.
도서관 자체가 게이트는 통과가 되는데 책 빌리는 곳도 문이 닫혀있으니 할 게 딱히 없었는데 그나마 눈으로 뭔가 할 수 있었던 것이 신문이었던 것 같다. 당시 집에서 아버지가 조선일보를 구독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많이 없어서 항상 보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신문들이 다 구비되어 있으니 원하는 것을 골라서 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신문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경제에는 아주 쪼금 더 관심이 있었다고 할까?
하루, 이틀..... 그렇게 3개월 정도가 지났다.
나중에는 혹시 신문이 안 오거나 해서 누락이 되는 날은 어찌나 하루가 갑갑했는지 모른다. 무의식 중에도, 술을 마시고 다음 날이 너무 힘들어도 신문은 읽겠다는 일념(?? 절대 집에서는 보지 않는다라는 일념일까)으로 학교를 등하교했던 것 같다. 아, 물론 그로 인해서 내가 원하는 회사를 들어가거나 하는 해피엔딩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건 소설 속에나 있는 이야기이고 내 진짜 이야기는 사실 그저 '신문 읽는 습관' 정도가 생겼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항상 습관도 제대로 못 갖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던 나의 상황이었음에도 이러한 습관 하나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행동을 반복한 것이 크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 습관으로 인해서 얻은 것은......
인기 블로거도 아니고 그저 개인적인 블로그이지만 굳이 사람 수를 위해서 네이버에 만든 것도 아니고 누군가 내 블로그를 봐달라고 하기 위한 블로그가 아닌 내가 읽었던 책이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민을 적어두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 제법 자료도 쌓여가고 있다. 어느새 서평이 1000개가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이직을 할 수 있을지, 창업을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나는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꿈을 꾸는 것이 꿈에서만 끝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나는 그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준비할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루틴 한 행동을 계속할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