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밤

일상

by 강동희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운동을 하면 운동을 끝낸 뒤 무엇을 할지 고민에 빠진다. 기다리고 기대하던 주말의 시작을 무엇으로 해야 알찬 주말이 될지 고민이 된다. 결국은 가족들과 점심을 먹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지난 주말과 다르지 않은 주말을 보내며 쓸모없는 고민을 하고 어물쩍 주말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소파에 앉아 유튜브 영상을 뒤적이는 순간 머리를 강타한다. 큰일 없이 주말이 흘러가버렸구나. 이번주도 지난주랑 다를 바 없이. 누구들은 이런 별일 없는 주말이 너무 좋다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 시간이 뭐가 그리들 좋은 건지 이해가지 않고 그저 허송세월을 보내 늙은이처럼 짧은 이틀의 시간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사실 후회할 일 따윈 없다. 아침에 일어나 팔 굽혀 펴기 100개를 다 해놓고선, 쌓여있던 빨래를 돌려놓고 청소와 미뤄뒀던 설거지를 다해놓구선, 사랑하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가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추억을 만들어 놓고선, 언제 구매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은 책을 재밌게 다 읽어 놓고선, 찜해 두었던 영화를 간식을 먹으며 기분 좋게 봐놓고선, 늦은 시간 야식과 반주를 하며 기분 좋은 알딸딸함을 느껴놓고선.

이 많은 걸 해놓구선 뭐가 그렇게 아쉬워서 일요일 밤에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영상이며 쇼츠며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하고 피로를 쌓는지를.


그냥 온전히 이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추억할 사람이 없어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마음 한편에 있어서 그러기엔 난 어른일 텐데. 외로움을 달래고 고독을 즐길 줄 아는 게 멋진 어른일 텐데 난 그러지 못하는 걸 보니 못난 어른인가 아니면 아직 자라지 못한 어른인 걸까. 언제까지 더 자라야 멋진 어른이 되는 걸까. 어릴 적 바라본 어른은 단단한 바위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외로움 하나에 시도 때도 없이 휘둘린다. 멋진 어른을 꿈꾸던 어린아이에서 변한 건 하나 없이 몸만 커버린 어른아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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