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리
-한상숙
삶의 소리가 나를 깨운다.
의식을 깨우고 머리를 맑게하고 숨을 쉬게한다.
베란다를 통해 들려오는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
바람이 커튼을 펄럭이는 소리
설거지하는 소리
수돗물 소리
등교하면서 햇살에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해맑은 소리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소리
누군가가 버튼을 눌렀을 전화벨소리
모든 소리는 살아 숨쉬는 생의 소리이다.
움직임 이는 이동의 소리이다.
아무도 제 자리에서는 숨을 쉬지 않는다.
계절에 빛 바랜 길가의 들풀도
어제보다 더 깊은 침묵으로 조용히 숨을 쉬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기적인 마음에 한때 시끄럽다고
짜증내던 그 시간들은 가장 활발하게
내 주위에 생명이 모여있었던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의 생은 좀더 기쁨으로 충만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