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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환 May 03. 2024

어린이날을 맞아 오늘 내가 한 일

(2024.5.3.)

1.

아침 6시 반 기상, 7시 10분 집을 나서 꽃집에 가서 학교에서 예약해 놓은 꽃을 찾아 차에 실어 옮김.


2.

이른 8시 15분, 학교에 도착하여 꽃을 들고 아이들을 기다림. 9시까지 어린이날 축하 맞이 함.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교실로 감.


3.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주는 노랑 학급티와 내가 준비한 양말과 지우개 두개를 담은 선물 상자 건넴.


4.

다음 주에 있을 거산 가족한마당을 위해 다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곳에 1학년을 데리고 가서 모둠별 응원구호와 현수막 제작에 참여하도록 안내하고 지도(그 사이에 작년 제자들인 2학년에게 줄 선물꾸러미 챙기기)


5.

중간놀이시간까지 이어진 다모임 활동을 뒤로 하고 교실로 돌아와 어린이날에 대한 의미와 역사에 대해 잠깐 안내함.


6.

곧바로 팝콘기계로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기념으로 팝콘을 만들어 드림. 빨리 해서 나눠주려는 욕심에 너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넣어 튀기는 바람에 실패가 잦아지면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들음.


7.

어린이날이지만, 자기 고집 부리며 말을 안 듣는 아이, 평소 몸짓이 거칠어 주위를 살짝 불편하게 하는 아이의 돌발행동으로 포토존 사진막 찢어져 눈을 부라림. 어린이날이라 그냥 넘어가지는 않고 할 얘기는 함. 어린이날은 어린이 날이고 그건 그거라 생각해서.


8.

점심시간 마라탕 안 먹고 싶다. 요쿠르트 안 먹고 싶다. 호박 안 먹고 싶다. 마라탕에 들어간 거 뭐냐. 케잌은 언제 먹냐, 다 먹으면 점심놀이 해도 되냐. 한 아이가 밥 먹다가 안 보인다고 하니 화장실로 찾아다니고 온 아이는 똥이야기를 하고. 밥 먹고 간 흔적이 가장 적나라한 1학년 식탁을 치우고 뒤쫓아 가고.


9.

교실로 들어오니 이는 닦는 둥 마는 둥 나가서 점심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뒤로 팝콘 기계 청소에 설거지하러 교무실로 갔다 오고


10.

곧 방과후 시간인 데도 오지 않는 아이들 부르러 나가고 일찍 길을 나선 예*주네랑 인사하고 들어온 아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팝콘을 입에 물고 있고


11.

가방 챙기라 말하고 자리에 바로 앉아라 하고 인사를 하려는데, 자꾸 움직여서 기다리고... 오늘따라 더 말 안 들어주는 아이들에게 또 잔소리 하고....그나마 나가면서 휴일 잘 보내라는 아이들 말에 딱딱했던 기분을 좀 풀고


12.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있어서 책상 앞에서 서류 작성하고


13.

작년 아이들 우리 교실로 들어와 기쁘게 선물을 받아가고....


14.

이렇게 오늘 하루 일기를 쓴다.

아침 6시 반 기상 오후 2시 반까지 8시간동안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날에 내가 한 일을 늘어 놓아 보았다.


가끔 나는 내가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그래도 아이들이 순간 순간 행복해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면 될까?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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