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24.)
1학년을 맡을 때마다 아이들과 지내기 가장 힘든 날은 월요일이었다. 주말을 지나치게 놀다 온 아이, 멀리 다녀온 아이, 수면 리듬이 깨진 아이, 늦잠을 잔 아이가 뒤섞여 올 때면 아이들을 깨우느라 시간을 꽤 보내기도 했다. 이번 13명 아이들은 그런 면에서 이전과 달리 심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몇몇 아이들은 헝크러진 머리, 쏟아내는 하품으로 오늘이 월요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아침에 시간이 좀 있다면 스트레칭이나 다른 가벼운 율동과 동작으로 몸을 깨우는 걸 하고 싶은데, 일단 통학차 오는 시간이 늦으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가볍게 아이들과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은데, 참 어렵다. 오늘은 아예 작정하고 그림책 <변신 요가>를 꺼내 그림책에 있는 동작을 따라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그림책이 전문적인 요가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로 동작을 따라하며 즐기며 나름 요가에서 요구하는 정중동을 시범삼아 해 보았다는 점에서 나름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다.
이 그림책은 욕심쟁이 판다 모모에게 잡혀간 죽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는 '꼬마 죽순' 꼬죽이가 요가변신도사를 만나 요가동작으로 변신하는 법을 배우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그림책에서 꼬죽이가 도사를 만나면서 나오는 각종 동작을 따라하는 아이들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 매우 좋았다. 한 번은 명상의 시간을 가지게 했는데, 살살 눈을 뜨는 아이, 허리가 굽어지는 아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귀여웠다. 끝에는 모두 송장처럼 누워 몸을 쉬도록 했는데, 음악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누워 자는듯 안 자는듯 보이는 아이들 모습이 아침이라서 그런지 더 좋아 보였다. 누운 모습을 깨워 자기 자리에 앉게 했더니 다시 살아난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조금은 달라보이기도 했다.
<요가 변신>이 끝나자 나보고 도사니까 변신해 보라 요구했다. "다섯 번, 다섯 번! 멍하니 서 있지 마시고요~" 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그래서 뭐 해 줬다. 다섯 번이나. 물론 변신은 하지 않았다. 애들이 웃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간놀이 시간까지 보내고 시작한 국어시간. 오늘은 'ㅌ'. 잇소리인 'ㅌ'이 만들어진 과정, 소리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고 첫 소리와 끝소리에서 'ㅌ' 들리는 소리를 확인하고 쓰기 연습을 시켰다. 여전히 가르친 대로 쓰지 않은 아이가 몇몇이 보였다. 습관을 혹은 고정된 생각을 바꾸는게 쉽지 않다. 본인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했다. 닿소리의 소리값과 이름값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아직 한글을 익히지 못한 아이들은 속도가 더디고 헷갈리는 지점이 여전하다. 꾸준히 가고 또 갈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 빛나는 지점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어쩌면 매우 간단히 마무리를 했다.
돌아서니 또 회의다. 오늘도 회의, 수요일은 교사다모임, 목요일은 연수+회의로 야근... 할 일이 많은데... 챙겨가며 가야 하는데... 4월도 이번주면 끝이다. 아직 내겐 일곱 달이 남았다. 오늘 그림책 속 요가 주인공인 도사와 꼬죽이는 잘도 변신하던데... 나도 뭔가로 변신하고 멀리 날아가고 싶다. 아이들이 따라 올 수 없는 먼 곳으로.... 오늘 밥 먹는데, 나한테 와서 몸을 비비고 밀고 당기고 심지어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는 녀석들이 많았다. 한 녀석이 앞으로 나와 나랑 뭔가 연출이 되자 나머지 아이들도 나와서 나한테 부대끼며 난리다. 밥 먹는데 이게 뭔가...에고에고...나도 이럴 땐 정말 변신하고 싶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