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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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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an 17. 2022

현재 인간다운 가치관 마련

니체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인간은 자신을 (동물과는 다른) 좀 더 고상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더욱 엄격한 규율을 당신에게 부과한 것 같다"라고 하였다. 또한 "우리는 형이상학을 인간의 기본적인 오류를 근본적인 진리인 것처럼 취급하는 학문이라고 여겨도 될 것이다"라고 보았다. 여기서 니체가 말한 인간의 기본적인 오류란 '인간만의 특성이라는 철학성, 영성,  도덕성, 자유의지, 선택의 자유, 초월 동물성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는 니체가 형이상학, 윤리와 도덕, 종교 비판하고 유물론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에 대해 모두 동의하지 않다. 다만, 니체 인식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인간이 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철학적, 종교적 인식에 대한 비판의 관점이 관심 대상이다. 칼 세이건도 <코스모스>에서 1990년 2월 14일 태양계를 떠나려는 보이저 1호의 진행 방향을 무리하게 돌려서 지구의 먼지 같은 모습(창백한 푸른 점)의 사진을 찍었다. 촬영 이유가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생각이 오만하고 틀리다는 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가공할 기후변화와 코로나 19, 지구를 파괴할 핵무기 경쟁을 보면, 개별 인간들이 정말 자연과 동식물을 지배할 만물의 척도로서의 자격과 리더십이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 사회적 도덕과 윤리,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개인이 자신에게 설정해 둔 너무 높은 가치관과 기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주 넘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수시로 화가 나거나 후회를 한다. 그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면,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또한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내가 마음속에 이미 설정해 둔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의 분노 발생의 기준치에 맞추어 행동해줄 리가 없다. 나의 잠재의식에 심어져 있는 기준치를 알 리도 없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행동의 기준이나 화를 내거나 후회할 때의 기준치는 자신이 가진 인간에 대한 이해, 도덕과 윤리, 양심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형성된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인식 자체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정말 인간이 동물과 다르게 매우 윤리적인 지에 대해 의심이 들 때가 많다. 요즘 뉴스를 보면,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험담을 하고, 서로 편을 가르고, 부모를 죽이고 어린 자식을 죽게 두고 볼일을 보러 가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판을 친다. 과연 동물보다 나은지 평가를 할 이유가 많다. 이러한 현대 인간이 과연 우리가 행동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도덕성과 윤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어디엔가에는 인간이 추구하는 성스러운 인간상이나 동물들이 감히 추구할 수 없는 인간만의 도덕과 윤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너무 세상이 강요하는 도덕, 윤리, 양심의 기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는 반드시 이렇게 행동해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에게 꼭 이렇게 행동해 주어야 한다는 기준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해서 세상의 이상한 가치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물론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기준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살아온 실제 경험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토록 분열되고 험난한 세상 속에서 화를 내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려면 기존에 사회가 강요한 도덕, 양심, 기준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9세기 미국의 사상가이자 대중의 정신적 멘토였던 에머슨도 <자기 신뢰, Self-Reliance, 1841년>에서 "순응과 잘못된 일관성을 피하고, 자신의 본능과 생각을 따를 것"을 말했다. 고정된 가치관이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삶의 가치관이라는 것도 세상이 바뀌면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게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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