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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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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10. 2023

믿음의 차이

세계에는 다수의 종교가 있다. 크게 봐서는 신을 믿는 유신론과 믿지 않는 무신론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유신론적 실존주의가 있고, 무신론적 실존주의가 있다. 유신론 중에서도 어떤 신을 믿느냐에 따라서 종교가 나뉜다. 이 글에서는 서양의 종교, 철학,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고, 아직도 개인의 사상이나 다양한 책의 내용에 영향을 주고 있는 주요한 믿음의 관점을 살펴본다. 앞으로 어떤 책을 읽을 때, 작가가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 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신에 대한 관점을 가진 80억 명의 사람들이 공존하기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면에서도 필요하다.

1. 영지주의(Gnosticism)

1세기 후반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사이에서 태동한 종교적 사상체계이다. 당시 교회의 가르침과 전통, 권위에 대항하였고, 개인적인 영적 지식을 강조하였다. 구원에 이르는 방식으로는 신비주의적으로 최고 신성에 대한 진실된 지식을 내세웠다. 이들은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의 본질과 같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자신의 본질을 아는 자는 곧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구원이라고 여긴다. 따라서 원죄와 회개라는 개념 대신, 환영과 깨달음을 중시한다. 예수를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온 성육신으로 여긴 영지주의적 기독교파도 있었고, 보다 독자적인 계파들이 많았다. 이단으로 간주되었다. 1945년 이집트에서 니그함마디 문서(도마서, 요한의 비밀 가르침 등 초기 기독교 영지주의 문서들 52편의 모음집 포함)가 발견된 후 다시 세간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397년 정경에 포함되지 못한 문서들에 대한 박해를 피해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이신론(Deism), 또는 자연신론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등장한 철학 및 신학 이론이다. 이성, 우주, 자연법칙(자연신)을 강조한다. 세상을 창조한 하나의 신을 인정하되, 이신론의 신은 세계와 별도로 존재하며, 세상과 물리법칙을 바꾸거나 인격신으로서 인간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시(기적)나 종교의식을 믿지 않는다. 대신 신이 부여한 인간의 이성으로 신의 존재나 우주의 법칙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정통 기독교에서는 이신론을 반기독교적으로 간주한다.

*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토마스 제퍼슨, 프랭클린, 페인 <이성의 시대 저자> 등과 매슈 틴들, 볼테르, 루소, 스피노자 등이 이신론적 관점을 가졌다. 독립선언서에 나오는 창조주는 기독교의 신이 아닌, 이신론자들의 신이라는 주장도 있다.

* 50년간 무신론을 학술적으로 주장하다가 2004년 유신론으로 전환한 영국의 Anthony Flew는 <There is a God>에서 이신론적인 신을 믿는다.

* 참고로 조선시대 이황계열 주리론은 윤리, 도덕, 세상적 질서를 중시하는 사상체계였고, 서경덕과 이율곡의 일부 제자들은 우주적인 이치를 중시하는 주기론을 따랐다. 이이는 양자 균형적이었다.

3. 유신론(theism)

신의 존재를 믿는다. 다만, 믿는 신이 다르다.

4. 불가지론(agnosticism)

신의 존재여부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이다.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다.

* Spiritually but not Religious(affiliated): 자신이 영혼이나 절대자를 믿지만, 특정 교단에는 속하지 않는다.

5. 무신론(atheism)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통해 인공지능을 만들고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고, 인간수명의 연장을 추구하며, 유전자편집을 통해서 인간 구조의 공학적 측면을 조정하는 다수의 현대과학이 무신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들어진 신>과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대표적이다.

6. 신사고(new thought)

19세기말 미국에서 시작된 치료운동이다. 나중에는 인생의 번영도 포함한다. 사람 내면에 있는 무한한 힘을 믿고,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면 이런 힘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사고의 주창자들은 성경이나 불경 등에서 자신들의 생각과 연결된다고 느껴지는 구절('천국이 네 안에 있다', '믿는대로 이루어진다', '행복한 생각을 하면 행복한 현실이 나타난다' 등)을 자주 인용한다. 모든 존재의 본질은 정신(God as Divine Mind, Infinite Being, Intelligence, Spirit, Ultimate Reality, Christ Mind, "Christ within, Superconsciousness)이라 보고, 현실, 물질과 육체는 인간 마음의 부차적인 산물 또는 발현이라는 기본 인식을 가진다. 또한 신을 인간의 마음에 반응하는 좋으신 무한능력자로 여긴다. 미국에서 19세기말 피어니스 큄비가 처음 주장하고 환자들을 치료하였다. 엠마 커티스 홉킨스는 이론적 틀의 제공자이다. 신사고는 질병이 마음의 문제라고 여겼다. 이후 메리 베이커 에디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Christian Science와 여러 영적 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인간이 내면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무지와 잘못된 생각을 든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간이 영적인 존재이고 인간의 마음이 신의 마음과 연결됨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사고는 1950년대 이후 다양한 대체 치료요법과 뉴에이지와 자기 계발 분야에도 이론적인 지원을 제공하였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고 크게 성장하라>, 노먼 빈센트 필의 <긍정적 생각의 힘>은 번영지향적인 신사고를 반영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사고는 네오-플라톤주의와 영지주의, 불교와 힌두교의 영향도 받았다. 에머슨, 윌리엄 제임스 등도 신사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네빌 고다드, 에른스트 홀름스,  제임스 알렌과 웨인 다이어의 철학, 에밀 쿠에의 치료법도 신사고와 연결점이 있다.

* 동학의 인내천 사상도 "인간이 신이다 또는 신의 원천이 사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안에 있다"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7. 뉴에이지(new age)

뉴에이지는 20세기 후반 서구 세계에서 나타난 광범위한 영적, 형이상학적 운동을 의미한다. 중앙 권위나 조직화된 구조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양의 신비주의, 서양의 밀교, 대체 치유 등 여러 종교 및 영적 전통에 기반한 다양한 신념, 관행 및 철학을 포함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개인의 영적 성장, 자기 발견, 개인 의식의 발전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종종 침술, 점성술, 명상, 요가, 구슬 치유, 에너지 치유와 같은 대체 요법을 통합하여 건강과 웰빙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추구한다. 일반적으로 상호 연결성, 하나됨, 개인이 자신의 욕망을 나타내고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내면의 지혜와 영적 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과 같은 개념이 뉴에이지 가르침의 중심이다. <시크릿> 같은 책이 뉴에이지의 대표적인 가르침을 소개한다.

8. 시뮬레이션(Simulation) 가설

시뮬레이션 가설은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고, 더 발전된 문명이 만든 가상현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우주, 행성, 그 안의 모든 것을 포함한 우리의 전체 존재는 첨단 기술 문명이 설계하고 조종하는 복잡한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가설의 지지자들은 어떤 진보된 문명이 매우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을 만들 수 있다면, 통계적으로 우리가 "기본" 현실이 아닌 시뮬레이션된 현실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화 "매트릭스"는 시뮬레이션 가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가상의 내러티브에서 개념을 탐구한다. 1999년에 출시되고 Wachowskis가 감독한 "매트릭스"는 인류가 무의식적으로 기계(인공지능)가 만든 가상현실에 갇힌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제시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에 출시된 영화 "13층"은 1937년도 로스앤젤레스를 재현한 가상게임 개발자가 살해되자, 범인으로 지목된 친구가 게임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 <The Divine Matrix>의 저자인 Gregg Braden은 과학과 영성의 교차점을 탐구하여 의식과 생각의 힘이 어떻게 우리의 현실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 우주의 모든 것을 연결하는 에너지와 정보의 장인 '디바인 매트릭스'가 존재한다는 개념을 파헤친다. 우리의 생각, 감정 및 신념이 이 매트릭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사건과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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