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1인 우주 16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풍 Jun 13. 2023

시간과 공간의 사용법

이 세상은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진 3차원 세계라고 한다. 사람의 눈과 느낌에는 시간이 일정한 초, 분, 시간 단위로 순서대로 흐르고 공간이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 속에서의 시간과 공간은 지구에서의 시간과 공간과는 다르다. 지구에서도 사람 마음속의 시간은 시계의 시간과 다르다.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블랙홀에서는 시간이 느려지다가 멈추기도 하고, 공간 자체도 고정된 곳이 아니라 휘어져있다고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별들도 아주 오래 전의 모습이며, 별들의 현재 상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원래 별들의 빛이 지구와 떨어진 거리만큼 광년의 속도로 날아와서 지금 우리 눈에 빛나는 별로 보이지만, 실제 별은 그 시간 동안 폭발하고 사라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지금 현재의 실제 별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의 별들의 가짜 모습을 보고 있을 뿐이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의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데 8분이 걸린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8분 전의 태양의 모습을 보고 있다. 8분 사이에 태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지금 우리는 8분 전의 태양이나 수백만 년 전 또는 수십억 년 전의 별들의 과거를 보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아마 먼 별의 존재가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면,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오래전 공룡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또한 외계인이 자기 별을 떠나서 지구를 방문한 후에 다시 고향별로 돌아간다면, 완전히 다른 상태로 변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단선적이고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간과 공간 속에서 산다. 그러나 지구도 우주의 일부이기에 우리의 시간과 공간 개념이 틀릴 수 있는 상대적인 느낌일지 모른다.

오래 산다는 것은 단선적인 시간을 전제조건으로 하지만, 아예 우주에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단선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이란 없다. 단지 마음이 만들어내는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이 있을 수 있다. 138억 년 전에 빅뱅을 통해 우주가 태어났다는 가설도 지구를 기준으로 한 단선적인 사고방식이다. 지구에서의 시간과 공간이란 우리의 뇌가 가진 한계를 고려한 편의적인 세팅일 뿐이다. 한국이 아침이면, 미국은 밤이다. 한국에서 출발해서 미국으로 가면 생일을 계속해서 다시 맞아야 한다. 이처럼 우리의 시간이란 인공적인 장치이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위도와 경도를 설정하고 강이나 건물과 산을 기준으로 경계를 나눈다. 만약 지구 위에 모든 자연적, 인공적 경계물이 사라진 둥근 공의 지구를 생각하면 어떤 특정한 공간이란 없다.

시간이나 공간은 우리가 익숙해져 있지만 그저 인간의 관념 속에 존재한다. 만약, 지구적이고 인위적인 시간과 공간의 늪에서 벗어난다면, 우주적인 견지에서는 생일이나 나이, 심지어 죽는 날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된다. 절대적이고 고정된 시간이나 공간이란 없다. 단지 마음속에서 인식이라는 착시현상이다. 구름과 바람, 심지어 식물과 동물들에게는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이 없다. 그냥 흐르고 존재할 뿐이다. 나이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퇴직을 하면 하루아침에 폭싹 늙는 사람이 있다. 마음과 그릇된 인식이 남은 인생의 시간을 빠르게 돌리기 때문이다.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이기면 삶도 죽음도 극복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말을 하기 이나 모든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2~3초만 여유를 가지고 진지하게 생각하면, 인생을 바꿀 일이 일어난다.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무한대로 시간을 투자하는 사랑을 할 수 없다. 마음이 바쁜 사람은 이토록 광활한 우주에서 남에게 양보할 작은 공간이 없다.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면 사랑과 배려도 할 수 있고, 존재의 의미와 영원한 생명의 숨결을 맛볼 수 있다.


 

이전 15화 어려운 문제의 해결 자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