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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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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20. 2023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기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종류의 사고가 필요하다(아인슈타인)". 늘 생각해 본다. 수십 년을 살아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 내용은 바뀌지만, 무언가를 걱정하고 계속해서 집착하는 점이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처리사항부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큰 흥분거리까지 다양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무언가를 챙기고 조바심 내는 상황이 시작된다. 하나의 상황이 종료되면, 이내 다른 근심거리가 뚜껑을 열고 나온다. 어떨 때는 현재 당면한 걱정거리를 천천히 처리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어차피 이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이 마음을 좀먹을 을 알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학교에 가져갈 준비물을 챙기고 빠짐없이 숙제를 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친구와의 약속을 못 지켜도 크게 미안해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성인이 되면서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어떤 말이나 태도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 주기를 바랐다. 간혹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도 중요한 관심사였다. 밖에 나가면 집의 문을 잘 잠그었는지도 근심사항 중 하나였다. 더 나이가 들면서는 몸에 조금이라고 이상이 있으면, 혹시 어디가 아프지 않나 걱정을 시작했다. 사람을 만날 일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노후를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물질적 자산을 어느 정도 마련할지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영혼이 있나 또는 사후에는 어디로 가지'라는 생각이 자주 맴돌고 종교나 철학에서 답을 찾아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매번 내용, 대상, 상황은 바뀌지만 수천 가지의 근심거리와 걱정, 흥분과 기대 속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원래 인간이 감정적인 동물이고 실수를 막기 위해 걱정하며 사는 것이라는 말이 틀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근심거리의 강물에서 나와 '늘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평화로는 삶을 살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인간이 커다란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편안한 인생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덫에 걸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1) 영원히 알기 어려운 절대자와 영혼, 사후세계의 진실에 대한 추구, 그리고 (2) 병에 안 걸리고 가능한 오래 살겠다는 희망, (3) 모든 인간관계를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고 싶은 욕구, (4) 멋진 사람과 사랑하며 살고 싶은 희망, (5) 모든 물질과 사회적 지위 확보에 대한 집착이 바로 평화로운 삶을 방해하는 함정이다. 인간은 이 다섯 가지 늪에서 벗어나야만 근심, 걱정, 고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 추구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바뀌면 된다. 지금 이 순간에 편안한 마음을 누리는 것이 삶의 최고의 가치로 바뀌면 된다. 물질적 풍요, 영원한 삶, 질병 없는 건강, 멋진 인간관계, 그리고 죽음을 미루는 장수는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생을 이러한 것들을 쫓아가며 근심하고 시간을 낭비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과 싸우다 진짜 중요한 평화로운 인생을 놓치고 산다. 늘 마음이 편안한 사람은 죽음도, 질병도, 빈곤도, 고독함도, 신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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