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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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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23. 2023

생각과 행동의 일치


사람은 누구나 생각으로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심지어 성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에서만 떠오른다. 실제 행동을 할 때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 사이에는 늘 큰 격차가 있다. 그래서 잘못 행동하고 잘못 말한 후에 후회하거나 한탄을 한다. 만약 사람의 마음속에 올바로 살아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면, 자신의 언행에 대해 후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두 해도 아니고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늘 마음속 생각대로 행하지 못하면서도 다시 올바르게 살려는 마음이 꾸준히 떠오르는 점이다. 생각과는 별개로 실제로 행동하는 올바르거나 멋진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데, 인정이 되지 않는다. 나라는 실체가 행동하는 나여야 하는데 마음 속 생각 단계의 내가 나라고 착각하고 살아간다. 내 속의 올바른 생각과 실제로 이루어진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마음속으로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등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실제로는 상대방을 가슴 아프게 한다. 거룩하게 살고 싶은데, 실제로는 비루한 생각을 하고 산다. 간단하게 말해서, 왜 사람은 마음속으로는 이상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다르게 할까의 문제이다. 만약 생각과 행동이 일치한다면, 더 이상 고통도 없고 힘든 삶을 아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스로는 해답이 없기에, 사람들은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서 해법을 듣고 싶어 한다. 사실 수많은 철학과 종교, 그리고 책 속에 해법이 제시되어 있다. 문제는 그러한 해법들에 대해 이해도 가고 공감이 되지만, 돌아서면 잊히고 나의 행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류 역사에서 공통으로 제시되는 해법을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놔라, 믿음을 가져라, 자각하라, 물질에 집착하지 말고 탐욕을 버려라, 세상은 하나이니 온 세상을 사랑의 마음으로 대해라"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모든 해법은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그 무엇이 머릿속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실제 행동에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치 쇼핑을 하듯이 여기저기를 해법을 찾아다닌다. 종교를 바꾸기도 하고, 여러 가지 책을 읽어본다. 그런데 잘 되지 않는다. 만약 해법을 찾았다면, 인생이 더 이상 힘들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아야 할 것이다. 10년간 동굴 속에서 수양을 하면, 우리의 분노하는 DNA나 호르몬이 바뀔까? 어떤 일에도 화내지 않고 배가 고파도 설탕으로 가득 찬 케이크를 보면 침이 안 나올까? 학교교육을 대학교까지 16년 받았다고 행동거지가 도덕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일관성 있고 원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변할 수 있는 방법이 영 없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살아서 엄청난 충격을 받으면 사람이 변한다. 뜻하지 않게 중병에 걸리거나, 큰 사고를 당하거나, 철저한 고통을 경험하면, 우리 머릿속의 인식체계가 바뀐다. 기존의 마음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환경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후로는 생각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줄어든다. 아까운 인생을 더 이상 내면의 나와의 갈등이라는 생각장난으로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더 이상 중간적인 애매함이 없고 생각을 위장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를 일치시키기 위해 일부러 엄청나게 큰 일을 겪을 수는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간접경험의 효과이다. 매우 힘든 일을 경험한 사람이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는 영화나 책을 열심히 보는 방법이다. 영화나 책 속의 주인공의 마음과 행동에 나의 삶을 동일시하는 훈련을 자주 해본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규칙적인 반복의 힘은 상당히 크다. 반복해서 언행일치를 실천하는 사람을 롤모델로 삼아 훈련을 하면, 어느새 나도 조금씩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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